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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일. 쿠바의 유기농업, 우리를 비추는 거울

쿠바의 유기농업, 우리를 비추는 거울 나는 사람들이 다음 두 가지 경우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할 때 어떤 선택을 할지 궁금하다. 「값이 싸서, 살 수 있는 돈은 있는데 살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는 상황」이 있다. 그리고 「물건은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데 돈이 없어서 살 수 없는 상황」도 있다. 어느 게 더 나쁠까? (계획경제와 시장경제를 이렇게 멋지게 한 마디로 압축해서 대비시킨 사례가 또 있을까? 으하하하 깔대기! 실제로 이런 일은 우리에게도 일어난다. 8월 9월 계속해서 비가 쏟아진 해, 10월 초 추석 장을 보는 주부가 「생협」과 「대형 마트」에서 마주치는 상황이다.) 쿠바의 음식 조달 상태는 앞의 상황으로 보였다. 쿠바 시민들이 사는 먹을거리 값은 터무니없이 쌌다. 유기농산물도 마찬가지다. 우리..

쿠바농업연수 2013.01.23

십. 쿠바의 농업

쿠바 유전생명공학센터 로비에 걸려 있는 체게바라. 사진 속 인물은 김상범 전북 쌀생산자연합회 감사님. 나와 갑장이다. 유전생명공학을 이용한 의약품 개발은 쿠바의 신성장동력이다. 세계적인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쿠바의 농업 “한국 농업은 쌀이다”라고 말 할 수 있는 것처럼 쿠바 농업은 사탕수수다. 혁명 이듬해인 1960년 9월 30일 쿠바국립은행장 체게바라는 이런 소리를 했다. “여러분들은 사탕수수가 쿠바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알 것입니다. 멕시코의 면화, 베네수엘라의 석유, 볼리비아의 주석, 그리고 칠레의 구리, 아르헨티나의 목축과 밀, 그리고 브라질의 커피. 우리 모두는 하나의 공통분모를 갖고 있습니다. 즉, 우리는 단일 생산을 하는 나라이며 우리 모두는 단일시장에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중..

쿠바농업연수 2013.01.23

구. 아바나의 도시농업

아바나시(市) 아바나는 도(道)이름이기도 하고 시(市)이름이기도 해서 엄청 헷갈렸다. 돌아다녀 본 바로는 우리 개념의 시(市)는 아주 좁은 몇 개 지역에 불과했는데 지도를 보면 상당히 넓어서, 혹시 도를 시로 잘못 써 놓은 건 아닌지 여러 자료를 뒤적거리고 한쿠바교류협회에 전화까지 해서 확인했다. 확인 결과~, 짜자잔! 아바나 시는 15개 구(區), 105개 동(洞)으로 구성되어 있다. 미라마르니 베다도니 알라마르니 하는 것들은 다 동(洞) 이름이었다. 호세 마르티 국제공항은 그러니까 아바나 시에서 십 몇 키로 떨어진 곳에 있는 게 아니고, 아바나 시 보제로스 구(아래그림 13번) 무슨무슨 동에 있는 게 맞다. 우리가 갔던 컨설팅 숍과 CPA인지 CCS인지 하는 농장도 아바나시 리사구(12번) 무슨무슨 ..

쿠바농업연수 2013.01.16

팔. 트리니다드 vs. 비냘레스

트리니다드 vs. 비냘레스 트리니다드는 구아바나처럼 옛날 집과 옛길을 그대로 둬서 완전 횡재한 동네다. 쉼 없이 밀려드는 여행객들 덕분에 잘 먹고 잘 살고 있었다. 연수단이 철수한 날 저녁 일곱 시 반쯤, 번쩍번쩍 빛나는 반팔 셔츠(츄리닝이다)며 무릎 바로 위까지 오는 반바지(이것도 츄리닝이다)며 신발까지 온통 나이키로 치장한 젊고 덩치 큰 흑인 인력거(사실은 자전거거)꾼이, 함께 있던 연수단이 철수하면서, 아바나 최고층 최고급 식당에서 이 동네 사람들 두달치 월급에 해당하는 최고급 요리를 한 끼 식사로 낼름 잡숫는 호사를 누리다가 순식간에 극빈층으로 전락한 왜소하고 헐쭘하기 짝이 없는 동양계 외국인 여행객 둘을 태우고 땀을 삐질삐질 흘리면서 네모난 돌로 바닥을 깐 울퉁불퉁하고 경사진 어둑어둑한 오래 된..

쿠바농업연수 2013.01.15

칠. 쿠바 식당 상차림

쿠바 식당 상차림 “제발 메뉴를 좀 보고 주문해서 먹어 보면 원이 없겠다.” 우리 연수단원 중 한 분은 이렇게 푸념했다. 식당에 들어가 자리잡고 앉으면 서빙하는 직원이 와서 묻는다. “물, 콜라, 주스, 맥주, 우유(분유다. 생우유는 냉장유통해야 하는데 쿠바는 아직 냉장유통 체계가 안 돼 있다.) 중에 뭐 마실래?” 물을 그냥 주고 추가로 뭘 마실지 묻는 게 아니다. 물도 선택지 중 하나다. 나중에 보니까 코스 요리가 아니고 단품 식사일 때는 얘들도 다 계산해야 한다. 1~1.5쿡(쿡은 쿠바에서 쓰는 외국인 전용 태환화폐로 달러와 등가다). 다음은 뭘 먹을지 골라야 하는데, 어디나 똑같다. 이런 식이다. “닭 먹을래? 돼지 먹을래? 생선 먹을래? 버거 먹을래?” 트리니다드 민박집에서 주인 빅토리아의 남편..

쿠바농업연수 2013.01.14

육. 아바나 알라마르 농장 : 쿠바 vs.북한

출처 http://en.wikipedia.org/wiki/File:Havana,_Cuba.jpg 위성으로 본 아바나. 중앙에 아바나 만. 거기서 오른쪽으로 쭉 가다가 폭 들어간 만의 오른편이 알라마르동(洞) 출처 : http://en.wikipedia.org/wiki/Havana Districts The city is divided into 15 municipalities[28] – or boroughs, which are further subdivided into 105 wards[29] (consejos populares). (Numbers refer to map). Playa: Santa Fé, Siboney, Cubanacán, Ampliación Almendares, Miramar, Sierra..

쿠바농업연수 2013.01.14

오. 전봉준과 호세마르티

전봉준(1854~1895)과 호세마르티(1853~1895) 쿠바의 모든 국공립기관에는 호세마르티상이 서 있다. 툭 튀어나온 역삼각 대머리에 카이저수염을 단 채로 두 눈을 부릅뜨고 내려다보고 있다. 호세마르티는 시인이자 저널리스트이며 사상가이고 직접 조직을 꾸리고 전장에서 말을 타고 총을 쏘며 무장투쟁에 나섰던 독립투사였다. 호세마르티가 염원했던 쿠바의 독립은 스페인으로부터의 독립이다. 쿠바 국제친선협회 회의실 호세마르티의 독립운동을 비유해 설명하자면 이런 것이다. 단순히 비유를 위한 것이니까 기분 나빠도 참아주시기 바란다. 예컨대, 1592년 조선을 침공한 일본(임진왜란)이 조선을 식민지로 만드는 데 성공한다. 일본인들은 조선인을 어쩌다보니 모조리 죽여버리게 되었다. 칼이 잘 드나 안 드나 시험 삼아 베..

쿠바농업연수 2013.01.14

소비자를 위한 유기농 가이드북

농부 겸 번역가 이현정씨가 번역한 훌륭한 책...ㅋㅋㅋ ++++ "땡큐 아메바"라는 좋은 책뿐만 아니라 환경 관련 책을 꾸준히 펴내고 있는 시금치 출판사에서 소비자를 위한 유기농 가이드북, 웬만하면 먹지 마세요! 라는 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보시고, 혹시 "쾌"하지 않은 부분이 있는지, 꼭 좀 봐주시고, 말씀해 주세요. 제가 본성이 워낙 공격적이어서, 고슴도치처럼 사람을 찔러요. 의식하지 못 한 채로ㅠㅠ ++++ 유기농사꾼과 이웃이 되려는 소비자의 아홉 가지 실천 1 알아차린다 뭘 먹든, 먹을 때마다 원재료가 수입농산물인지 우리농산물인지 자각하면서 먹는다. 습관을 바로 바꾸기는 어렵더라도 우선 먼저 알아차리기는 해야 한다. 2 책임소비한다 내가 내 몫을 충실히 먹을 때라야 계획생산도 되고 농사꾼도 웃는..

농업 2013.01.08

토종곡식, 씨앗에 깃든 우리의 미래

2012년 12월에 출간됐다. 다 쓰기로 약속하고 시작한 책을 마무리짓지 못 했다. 김석기님의 해박한 지식과 발품으로 겨우 완성됐다. 입말로 쓰는 내글은 비교적 잘 읽히고 재밌다. 김석기님은 풍부한 내용을 담고 있어 볼 만하다. +++염치 불구하고 서문은 내가 썼다. 잡곡이 살아야 농업이 산다 같은 농사꾼이라고 해도 타고난 재능은 다 다르다. 어떤 사람은 밭을 갈고 두둑 짓는 일에 더 신명이 나고, 어떤 사람은 씨앗을 뿌리고 김매는 일을 더 좋아하고, 어떤 사람은 줄기를 유인하고 가지를 솎아주는 섬세한 일을 더 잘 하고, 어떤 사람은 수확해서 갈무리하는 일에 빼어나다. 철들면서부터 숨을 거두는 순간까지 오직 한 가지 일에 몰두하는 전문가들만 우글우글하는 속에, 밝고 따뜻한 눈으로 작물을 살피고 눈에 띄는..

농업 2013.01.07

사. 쿠바와 관련해서 볼 만한 자료들

하워드 진이 쓴 미국민중사 1권 1장과 2장 정도는 봐야할 것 같다. 그리고, 말 그대로 다이제스트라서 낼름 읽기 좋다. 라틴 아메리카의 간략한 고대사와 30여개나 되는 각 나라의 현대사를 간략하게 잘 정리해주셨다. 중국 사람이 따뜻한 눈으로 보는 쿠바다. 잔혹의 역사보다는 매혹의 문화에 촛점을 맞추고 있다. 라틴아메리카 역사기행이라 할 수 있는 책이다. 첫 장을 쿠바에 할애하고 있다. 라틴아메리카 정치사회를 연구하는 이성형 교수, 마음은 따뜻하고 눈초리는 매섭다. 쿠바의 2001년 상황을 볼 수 있다. 마크크래머 지음. 2005년. 쿠바 사람들과 나눈 인터뷰(3장)가 참 좋다. 여행 안내서로는 짱인 듯한데, 절판이라서 구하기 좀 어렵다. 3장. 겁내지 마세요! No Tengas Miedo! - 사람들 ..

쿠바농업연수 2013.0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