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짓기

11.12평 농가주택

아하 2010. 2. 16. 17:01

안녕하세요.

저는 강원도 화천에 삽니다.

농사짓고 있고요.

지난 5년 동안 집을 빌려 살았는데, 이제 집을 지어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지금 살고 있는 집을 집 주인이 비워달라시네요.

 

그 동안 농사짓느라 집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못 했습니다.

"집은 그저 있는 집 그냥 얻어 사는 게 (경제적으로나 생태적으로나) 최고다."라는 게 제 소신이었어요.

 

이제 더 얻어 살 집도 없고, 부득이하게 집을 지어야 합니다.

가장 작고, 가장 실용적인 집을 짓고 싶습니다.

더불어 몸에 좋고, 자연에도 부담을 덜 주는 방식이면 좋겠지요.

 

그래서 궁리 끝에 그려낸 설계도가 다음과 같습니다.

법꽁님이 올려주신 자료가 크게 도움이 됐습니다.



제 생각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우리는 (자식이 없고) 부부뿐이니 살림집이 작아도 된다.

2. 뒷간은 밖으로 나간다.

3. 농사철엔 밖에서 살고, 집에서 사는 거는 겨울뿐이니까 겨울에 철저하게 대비해야 한다.

4. 농가주택치고 처마 밑에서 덧처마를 뽑아 내지 않은 집이 없다. 비가림 공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공간을 설계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고....살림채 준공 후에, 덧댄다. 난방+비가림 동시 활용

5. 본격적인 농사철(서리 그친 후. 5월 10일 경)이 시작되기 전에 마무리한다. 최소한 골조는 완성한다.

6. 웬만한 일은 (마을 형님들 도움을 받아) 직접한다.

7. 손님을 위한 공간은 (나중에) 별도로 만든다.

등입니다.

 

처음에는 경량 목구조에 공기막 두고 흙벽치는 방법을 생각했습니다.

출처] 11.12평 농가주택|작성자 노올부

사진출처 : 다음카페 곧은터 사람들 수선재님이 올리신 글 "6평형 작은 집짓기"


 

이렇게 해도 좋을 것 같기는 한데요,

볏짚 쌓고 흙칠하는 것보다 아무래도 짓는 시간이 조금 더 걸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그런데 볏짚으로 할 경우에, 좋은 볏짚을 미리 준비하지 못 했으니, 그 또한 문제입니다.

혹시 확보하신 볏짚 중에 남는 것이 있으면 나누어 주실 수 있는지요...(얼굴 화끈화끈하지만 뻔뻔하게시리....)

 

작은집 짓기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걸 알고는 있었지만 참여하지 못 했습니다.

참 아쉬워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기왕 있는 집에 그냥 얹혀 사는 게 최고"라는 생각으로 인해서

집을 지어야 겠다는 결정을 내린 건 최근 요 며칠 전입니다. 

혹시라도 작은집 프로젝트에 이제라도 참여할 수는 있는지요...

 

더불어서

제가 개발괴발 그려놓은 설계도를 좀 보기 좋게 예쁘게 그려 주실 내공 높으신 분을 간절히 청합니다. 

고맙습니다.

[출처] 11.12평 농가주택|작성자 노올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