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 5

묵은 틀 깨야 새싹

묵은 틀 깨야 새싹 “조합장님, 형님, 명절 선물 좀 수입 농산물로 하지마! 쪽팔리게 어떻게 농협에서 다른 데도 아니고 농협에서 선물을 수입 농산물을 돌리냐고?”“라면, 햄 이런 거 얘기하는 구나? 그럼 잡곡으로 할까? 잡곡 같은 거 돌리면 조합원들이 싫어하셔. 오셔서 바꿔간다고.”“농협끼리 서로 연대하면 되잖아. 우리 농협에 없는 거, 우리 농사꾼들이 농사 안 짓는 거, 예를 들면 양구만 가도 오미자 효소 있잖아, 그런 거 선물하면 되잖아, 양구에는 단호박찐빵 없을 거 아니야, 그거 서로 선물 하면 되지? 왜 안 하냐고?”“우리 농민들이 있잖아, 얼마나 웃기냐면, 바나나, 농협 하나로 마트에서 바나나 판다고 난리가 난 거야, 그 바나나 못 팔게 하는 바람에 하나로 마트 매출이 30%가 줄어든 거야.”“..

농업 2015.12.02

쌀값을 확 더 낮춰야 한다

쌀값을 확 더 낮춰야 한다 벼농사는 풍흉에 거의 영향을 안 받는 안정적인 농사다. 농사에서 거의 유일한 예측 가능한 소득원이다. 일 년 동안 대한민국 농민들이 지어내는 쌀의 총량은 320만 톤 정도이고, 쌀을 다 팔아서 받을 수 있는 돈은 7조원 정도다. 전체 농림어업 소득에서 쌀이 차지하는 비중은 15% 정도에 불과하다. 통계로 보면 우리나라에는 논이 밭보다 더 많다.논농사는 밭농사에 비해 쉽고 편하다. 경지정리가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되어 있어 기계로 일을 하기 때문이다. 밭농사에 비하면 거저먹는 거나 다름이 없다. 논에 물을 대고 덩어리진 딱딱한 흙을 두드려서 잘게 부수고 전체 논에 물이 고르게 고이도록 논바닥을 평평하게 만들고 논둑을 다시 발라 물이 새나가지 않고 잘 고여 있게 만드는 일 등, 모..

춘천사람들 2015.11.27

우리농업이 처한 모순적인 상황에 대해서

농업․농촌․농민 -삼농(三農)은 마지막 사회 안전망이다 백승우(농부, 작가) 저는 우리 사회에 혹시 닥칠지 모르는 사회적 위기와 갈수록 벌어지는 빈부격차에 대한 얘기를 하려 합니다. 사회적 위기는 항상 사회적 약자부터 쓰러뜨립니다. 옛날부터 그랬지요. 사회적 위기는 강자에겐 기회이고 약자에겐 재앙입니다. 가물이 들거나 큰물이 나서 흉년이 들면 보리고개에 보리 한 말 꿔주고 유월 망종 지나 보리타작하면 한 말 반을 받았습니다. “장리”라고 합니다. 아주 죽을 지경이 되면 금리가 치솟아서 한 말 꿔주고 두 말 받는 “곱장리”까지 성행합니다. 못 갚으면 땅이 날라 갔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이는 똑같습니다. 우리도 1990년대 말에 경험하지 않았습니까? 사회에 몰아닥친 갑작스런 위기로 인해 극빈층은 노숙자로 나..

농업 2015.10.11

쿠바 연수기 파일

한 번에 왕창 다 보고 싶은 분을 위해 올립니다. 쿠바 유기농업 연수 보고서 백승우(화천 농부) “문제는 경제다”....쿠바 국제친선협회(ICAF) 부회장 “약값은 시장이 결정 한다”....쿠바유전생명공학센터(CIGB) 판매책임자 “경제는 확실히 점점 나아지고 있다”....트리니다드 민박집 주인의 남편 료말 “제기랄, 잘 사나 못 사나 어딜 가도 그저 돈 타령이다”...화천농부 백아무개 환상을 불러일으키는 이름, 쿠바 쿠. 바. 라고 하는 이 두 음절은 괜히 마음 속에 낭만적이고 몽롱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혁명의 나라, 체게바라의 나라, 사탕수수와 럼과 시가와 재즈․살사의 나라, 카리브해의 진주라 불리는 나라 등등. 온갖 이국적인 정취가 물씬 풍겨난다. 게다가 최근에는 여기에 덧붙여 유기농업과 도시농업..

끄적이기 2013.01.02

농업 관료들의 모순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책

내가 다루려는 책은 조은기, 『농업이 미래다 농촌불패』, 모던플러스, 2009 이다. 진짜 잘 걸렸다. ㅋㅎㅎㅎㅎㅎ 이 책이 내게 온 이유도 참 재미있다. 최근 아주 가까워진 "화천군지속가능발전협의회" 정선태 국장님이 '공감릴레이'용 도서로 선정해서 화천군 간동면 지역 제 1빠따로 나를 골라 건네 주셨다. 나는 대뜸, 이런 농업관료들 책 천권을 가져다 줘도 안 읽는다, 바로 이 자들 때문에 우리 농업 다 말아먹히고 망해가고 있다, 나는 이 자들을 증오한다 라고 응수했으나, 기껏 생각해서 가져다 주신 책이니 받았다. 열심히 읽었다. 처음엔 내용의 충실함에 놀랐다. 그리고 바로 이들의 본질을 봤다. 내가 내린 결론은 "이 분들이 제시하는 농업 농촌의 대안은, 자기들 그러니까 농업 관료나 연구자들이 살 길이지..

농업 2012.0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