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 20

18년 대충써서 민망한 유럽연수보고서

달라도 너무 달라!유럽농업농촌 주마간산 인상기 2018.5.10.~5.20 백승우 (강원도 화천) 연수를 다녀온 한 곳 한 곳에 대한 자세한 소개와 소감 등은 함께 한 훌륭한 우리 동기들이 잘 정리해줄 것이므로 저는 연수하면서 느꼈던 전체적인 인상과 생각 등을 간략히 정리하는 것으로 연수보고서를 대신할까 합니다. 이번 연수가 저한테는 꽤 많은 숙제를 던져주었습니다. 생각은 이리저리 꼬이고 엉켜서 쉽게 잘 정리되지 않습니다. 당연히 소감문 혹은 인상기 역시 생각이 이리저리 널을 뛰고 갈팡질팡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누고 싶은 생각들을 그저 좀 모아서 적어보았습니다. 왜 이들의 문명 발달은 그렇게 늦었을까? (지구에서 태양까지의 거리를 정확하게 측정하기 위해 지표를 찍어야 했던 이유로 영국의 탐험대가 태..

농업 2018.08.06

묵은 틀 깨야 새싹

묵은 틀 깨야 새싹 “조합장님, 형님, 명절 선물 좀 수입 농산물로 하지마! 쪽팔리게 어떻게 농협에서 다른 데도 아니고 농협에서 선물을 수입 농산물을 돌리냐고?”“라면, 햄 이런 거 얘기하는 구나? 그럼 잡곡으로 할까? 잡곡 같은 거 돌리면 조합원들이 싫어하셔. 오셔서 바꿔간다고.”“농협끼리 서로 연대하면 되잖아. 우리 농협에 없는 거, 우리 농사꾼들이 농사 안 짓는 거, 예를 들면 양구만 가도 오미자 효소 있잖아, 그런 거 선물하면 되잖아, 양구에는 단호박찐빵 없을 거 아니야, 그거 서로 선물 하면 되지? 왜 안 하냐고?”“우리 농민들이 있잖아, 얼마나 웃기냐면, 바나나, 농협 하나로 마트에서 바나나 판다고 난리가 난 거야, 그 바나나 못 팔게 하는 바람에 하나로 마트 매출이 30%가 줄어든 거야.”“..

농업 2015.12.02

우리농업이 처한 모순적인 상황에 대해서

농업․농촌․농민 -삼농(三農)은 마지막 사회 안전망이다 백승우(농부, 작가) 저는 우리 사회에 혹시 닥칠지 모르는 사회적 위기와 갈수록 벌어지는 빈부격차에 대한 얘기를 하려 합니다. 사회적 위기는 항상 사회적 약자부터 쓰러뜨립니다. 옛날부터 그랬지요. 사회적 위기는 강자에겐 기회이고 약자에겐 재앙입니다. 가물이 들거나 큰물이 나서 흉년이 들면 보리고개에 보리 한 말 꿔주고 유월 망종 지나 보리타작하면 한 말 반을 받았습니다. “장리”라고 합니다. 아주 죽을 지경이 되면 금리가 치솟아서 한 말 꿔주고 두 말 받는 “곱장리”까지 성행합니다. 못 갚으면 땅이 날라 갔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이는 똑같습니다. 우리도 1990년대 말에 경험하지 않았습니까? 사회에 몰아닥친 갑작스런 위기로 인해 극빈층은 노숙자로 나..

농업 2015.10.11

농담, 농사이야기 - 농민기본소득보장제

월간 [화천엔] 2015년 4월호 특집 “나는 농사꾼이다” 중 한 꼭지. 사진은 6년이나 된 오래된 사진. 농담, 농사이야기 백승우 지난 밤 꿈에 갑돌이와 갑순이가 나와 서로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예사 꿈같지 않아 부리나케 일어나 꿈속에 들은 꿈같은 얘기를 적었습니다. 농사이야기라서 농담입니다. 그냥 농담이니까 재미삼아 보시면 되겠습니다. 돌이: 순아, 우리 농부들이 농사지어 먹고 사는데 제일 어려운 점이 뭔 줄 아니? 순이: 팔아먹는 게 제일 힘들다고들 하던데? 맞아? 돌이: 딩동댕! 맞았어, 맞았어. 바로 그거야. 그러면 팔아먹는 게 왜 이렇게 힘들어졌는지는 아니? 순이: 누가 그러더군. 이게 다 수입농산물 때문이라고. 돌이: 역시 딩동댕! 아주 좋았어. 그러면 수입농산물은 다 어디 있는 거니? 수입..

농업 2015.04.03

이게 다 수입농산물 때문이다!

“이게 다 수입농산물 때문이다!” 계간 『귀농통문』2013년 겨울호에 쓴 글입니다. 밭은 말끔하게 정리했습니다. 십여 년 농사지으면서 겨울 되기 전에 깊이갈이하고 부족한 유기물도 좀 넣어주고 호밀까지 뿌려서 나름 흡족하게 갈무리하기는 처음입니다. 긴 비에 작물이 일찌감치 망가져버린 덕분입니다(ㅠㅠ). 다른 분들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저는 농사지으면서 제일 힘든 게 뭐냐고 누가 물어보면, 버리는 게 제일 고통스럽다고 대답합니다. 일은 사실, 힘은 들지만 늘 보람이 있어서 즐겁거든요. 힘들게 산을 올라가는 걸 즐기는 것처럼 농사일은 힘들지만 마음 깊은 곳에 즐거움을 줍니다. 심지어 농사일은 중독성도 있다, 중독성이 상당히 강하다는 게 제 주장입니다. 동네 할머니들은 잘 알고 계십니다. 처음 여기 화천으로 이사..

농업 2014.04.06

숨 쉬는 것들이 살아남는 방법

숨 쉬는 것들이 살아남는 방법 2013. 11. 귀농통문에 기고한 글인데, 글의 성격이 잘 안 맞아서 짤렸어요^^ 한 해 농사, 갈무리는 잘들 하셨는지요? 긴긴 겨울에는 무조건 놀겠다는 일념으로 한여름 땡볕과 폭우를 견디며 용감무쌍하게 다섯 해를 살았을 무렵 저는 탈이 났습니다. 오른쪽 다리 대퇴부 속 뼈다귀가 아팠어요. 걷는 것도 불편해서 자꾸 절름거려지고 잘 때도 오른쪽으로 돌아누우면 아파서 잠자는 것도 불편했습니다. 작년 한 해 슬렁슬렁 쉬면서 일하면 나아지려니 했는데, 낫지 않아서 어쩔 수 없이 화천 읍내에 있는 의료원에 가서 뼈 사진 찍고, 강원대병원 의사한테 가지고 가서 보였더니 뼈에는 전혀 문제가 없고, 많이 써먹어서 아픈 거니까 쉬면 낫는다는 겁니다. 삼십년 사십년 농사지어온 형들은 이 소..

농업 2013.12.02

녹색당 2013년 4월 정책포럼 제안문과 발제문

++제안문++ 녹색 정책포럼 4월(농업 부문) 기획안 “한국농업의 현실과 정치의 과제” 1. 이번 포럼은 지난 2012년 11월 23일 있었던 녹색당 농업정책 토론회 “농업과 녹색정치의 과제”를 기반으로 한다. =>당시 자료집과 종합토론 내용은 녹색당 홈페이지에 게시돼 있음[녹색자료-문서자료-33번과 35번]. http://www.kgreens.org/document 2. 토론회 자료를 검토해 보면, 토론자들 사이에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대체로 다음 다섯 가지 정도의 ‘시급한 과제’에 대해서는 일치된 의견을 보이고 있다. 1) 농지의 보전 2) 식량자급률 제고 3) 농가소득보장 4) 소농 중심의 농업 구조 5) 우리 농업의 전면적인 친환경농업화 3. 우리 정부의 그 동안의 농업정책은 아주 단순하게 말하면..

농업 2013.06.05

소비자를 위한 유기농 가이드북

농부 겸 번역가 이현정씨가 번역한 훌륭한 책...ㅋㅋㅋ ++++ "땡큐 아메바"라는 좋은 책뿐만 아니라 환경 관련 책을 꾸준히 펴내고 있는 시금치 출판사에서 소비자를 위한 유기농 가이드북, 웬만하면 먹지 마세요! 라는 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보시고, 혹시 "쾌"하지 않은 부분이 있는지, 꼭 좀 봐주시고, 말씀해 주세요. 제가 본성이 워낙 공격적이어서, 고슴도치처럼 사람을 찔러요. 의식하지 못 한 채로ㅠㅠ ++++ 유기농사꾼과 이웃이 되려는 소비자의 아홉 가지 실천 1 알아차린다 뭘 먹든, 먹을 때마다 원재료가 수입농산물인지 우리농산물인지 자각하면서 먹는다. 습관을 바로 바꾸기는 어렵더라도 우선 먼저 알아차리기는 해야 한다. 2 책임소비한다 내가 내 몫을 충실히 먹을 때라야 계획생산도 되고 농사꾼도 웃는..

농업 2013.01.08

토종곡식, 씨앗에 깃든 우리의 미래

2012년 12월에 출간됐다. 다 쓰기로 약속하고 시작한 책을 마무리짓지 못 했다. 김석기님의 해박한 지식과 발품으로 겨우 완성됐다. 입말로 쓰는 내글은 비교적 잘 읽히고 재밌다. 김석기님은 풍부한 내용을 담고 있어 볼 만하다. +++염치 불구하고 서문은 내가 썼다. 잡곡이 살아야 농업이 산다 같은 농사꾼이라고 해도 타고난 재능은 다 다르다. 어떤 사람은 밭을 갈고 두둑 짓는 일에 더 신명이 나고, 어떤 사람은 씨앗을 뿌리고 김매는 일을 더 좋아하고, 어떤 사람은 줄기를 유인하고 가지를 솎아주는 섬세한 일을 더 잘 하고, 어떤 사람은 수확해서 갈무리하는 일에 빼어나다. 철들면서부터 숨을 거두는 순간까지 오직 한 가지 일에 몰두하는 전문가들만 우글우글하는 속에, 밝고 따뜻한 눈으로 작물을 살피고 눈에 띄는..

농업 2013.01.07

정부의 친환경농업 정책은 반드시 망할 것입니다

[2005년 7월 13일 작성] 오래 된 글인데도, 현실감이 떨어지질 않아!!!!!!!!!!!!!!!!!!!!!ㅋㅋㅋㅋㅋ. 정부의 친환경농업 정책은 반드시 망할 것입니다 백승우 여기, 지난 십여 년 동안 고집스럽게 유기농업을 해 온 농민이 한 사람 있습니다. 이 분을 라고 하겠습니다. 논 한 삼천 평에 밭 8백 평쯤 짓습니다. 5월 말에 모내기를 하고, 제초제 대신으로 등겨를 뿌리는데요, 가축 먹이로도 많이 쓰고, 또 요즘, 정부가 친환경 농업 정책을 강력히 추진하면서 등겨를 찾는 농가가 많아졌기 때문에 등겨 구하기도 힘들어졌습니다. 값도 많이 올랐구요. 그래서 가을에 추수할 무렵에 구해 놓지 않으면 안 됩니다. 지난 가을에 필요한 만큼 구해서 창고에 넣어뒀는데, 망할 놈의 쥐새끼들이 엄청나게 솔아놨습니..

농업 2012.0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