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다 12

붓다여, 여성에 대한 편견이 아닌가?

조선땅에 기독교가 쉽게 받아들여질 수 있었던 큰 이유 중 하나는 만민평등이다. 남녀노소 직업여부 주소여부에 관계없이 모두가 하나님 앞에 평등하다는 썰은 조선 말기, 세도정치로 몇몇 노론 년놈들이 다 해처먹던 고단한 나라, 썩어 문드러져가는 민중들 가슴팍 속으로, 가뭄에 단비처럼 평등이 스며들었다. 귀천과 반상, 상하의 법도라는 이데올로기로 무장한 지배세력에게 예수님은 울트라 그레이트 메가톤급 빅 엿을 선물하신 것이다. 종놈이나 상놈들에게 이것이야말로 천지개벽이 아니었겠는가. 세상에 다른 무엇이 있어서, 그것을 해방이라하고 개벽이라 하겠는가? 동학농민혁명의 기반도 마찬가지였다. 붓다의 썰역시 그러하다. 인도는 정(淨)과 부정(不淨)의 이데올로기가 강하다. 소위 "부정탄다"의 부정이다. 이를테면 그들에게 똥..

붓다 2012.04.08

허병섭 목사님을 기리며

나의 작별인사는 이것이다. 허목사님, 안녕히 가세요. 땅에서 이루신 것처럼 하늘에서도 이루세요. 0. 허병섭 목사님이 오랜 투병 끝에 별세하셨다. 2012년 3월 27일. 나는 장례식에 가지 못 했다. 사진출처 : 한겨레신문 1. "너희가 여기 내 형제자매 가운데, 지극히 보잘 것 없는 사람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다." 내가 존경하고 사랑하는 예수님 예수님은 불과 서른 셋의 나이로 돌아가셨다. 예수님의 짧은 생과 말씀은 "신약성서"라는 책에 잘 기록되어 있다. 말귀 못 알아먹는 제자들을 위해, 예수님은 수많은 비유를 들어 천국을 설명하셨다. 그 중 가장 빛나는 대목이 나는, 이 대목이라고 생각한다 [마태복음서 25장 31절 ~ 48절 : 최후의 심판] , 대한성서공회 표준새번역. 중에서 일부..

붓다 2012.03.28

고대 수행 깔대기의 발견~아누룻다

앙굿따라니까야 3권 128품. 3: 128 아누룻다의 경② 1. 한 때 존자 아누룻다는 존자 싸리뿟따가 있는 곳을 찾아왔다. 가까이 다가와서 존자 싸리뿟따와 함께 인사를 나누고 안부를 주고받은 뒤에 한 쪽으로 물러나 앉았다. 한 쪽으로 물러나 앉은 존자 아누룻다는 존자 싸리뿟따에게 말했다. 2. [아누룻다] "싸리뿟따여, 나는 세상에서 청정하여 인간을 뛰어넘는 하늘눈으로 천의 세계를 봅니다. 나는 힘써 정진하기 때문에 퇴전하지 않고, 새김을 확립하여 잃어버리지 않으며, 몸은 평안하여 격정이 없고, 마음은 집중되어 통일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나는 집착 없이 번뇌에서 마음을 해탈하였습니다."  3.[싸리뿟따] "아누룻다여, 그..

붓다 2012.03.19

사족이 붙은 경...왜 필요했을까?

3:123 고따마까의 경 사진출처 : http://cafe.daum.net/daosamo/MeMQ/377?docid=1F8pD|MeMQ|377|20080904115046&q=%B0%ED%C7%E0%BB%F3 고행상 편암, 높이 83cm 시크리 출토 2~4세기 파키스탄 라호르 박물관 1. 한 때 세존께서는 베쌀리 시의 고따마까 탑묘에 계셨다. 세존께서는 '수행승들이여'라고 수행승들을 부르셨다. 수행승들은 '세존이시여'라고 대답했다. 세존께서는 이와 같이 말씀하셨다. 2. [세존] "수행승들이여, 나는 곧바로 알 수 있는 원리를 설하지, 곧바로 알 수 없는 원리를 설하지 않는다. 수행승들이여, 나는 근거가 있는 원리를 설하지, 근거가 없는 원리를 설하지 않는다. 수행승들이여, 나는 설득력이 있는 원리를 설하..

붓다 2012.03.13

소위 '탐 진 치' 삼독의 원인과 해결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은 죽음으로 내닫는 길이기에 "독"이라고 한다. 톨스토이는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짤막한 우화적인 소설을 통해 탐욕이 어떻게 죽음으로 이어지는지 잘 보여주었다. 솟구치는 분노를 이기지 못 해 펄쩍펄쩍 뛰다가 뒷목 잡고 쓰러지는 장면은 드라마에서 자주 본다. 다람쥐는 먹을 거리를 모아두는데, 열심히 모아둔 먹을거리가 어느 순간 사라져버리면 그 분을 이기지 못 하고, 죽어버리는데, 해부해 보면 내장이 다 파열되어 있다고 한다. 물고기가 낚시밥을 먹는 것, 쥐가 쥐약 묻은 음식을 먹는 것은 어리석기 때문이다. [2003-08-07 정토회 명상수련] 누군가 "통증"삼매에 든 나를 찍었다. 고요해 보이지만 무릎을 칼로 잘라내는 듯한 통증을 지켜보(려고 죽을똥 살똥 똥싸)는 중이다. ..

붓다 2012.02.24

배후조종관계 : 말, 생각, 마음

1. 원리 말의 이면, 배후에는 생각이 있다. 웬만한 사람이면 뭔가 생각해서 말한다. 물론, 아무 생각 없이 그저 마구 떠들어대는 사람도 있기는 하다. 생각의 이면, 배후에는 마음이 있다. 마음의 작용은 이렇다. 공부하기 싫다.....일하기 싫다....뭐, 이런 거다. 이게 마음의 작용이다. 마음의 배후에는? 12연기의 복잡한 사슬이 있다. 치우고, 마음이 움직이면, 생각이 바쁘게 돌아간다. 마음을 정당화시키는 작업을 한다. 생각이다. 왜, 내가, 지금 공부를 안 하는지...공부 해봐야 취직도 안 될 거고, 공부할 환경도 안 되고, 돈도 없고, 하면 뭐 하겠어? 공부 잘 한다고 잘 사나? 뭐, 수백수천수만 가지 이유가 따라온다. 2. 함축 말을 하거나 들을 때는 말의 이면, 말의 배후를 봐야 한다. "아..

붓다 2012.02.04

소 귀에 경 읽기, 다섯. 신통력? 그거 별거 아니다, 아난아.

5. 신통력? 그거 별거 아니다, 아난아. 경 계속 읽어 보겠습니다. 세존께서는 이와 같이 말씀하셨다. [세존] “아난다여, 해와 달이 운행하며 광명의 제방을 비추는 곳까지의 천배가 하나의 세계이다. 그 가운데에는 천 개의 달, 천 개의 해, 천 개의 수미산왕, 천 개의 잠부디빠 대륙, 천 개의 아빠라고야나 대륙, 천 개의 웃따라꾸루 대륙, 천 개의 뿝바비데하 대륙, 사천 개의 대해, 사천 명의 대왕, 천의 위대한 왕들의 하늘나라, 천의 서른 셋 신들의 하늘나라, 천의 자신이 만든 것을 기뻐하는 신들의 하늘나라, 천의 남이 만든 것을 기뻐하는 신들의 하늘나라, 천의 남이 만든 것을 지배하는 하늘나라, 천의 하느님세계가 있다. 아난다여, 이것을 일천소천세계라고 한다. 아난다여, 일천소천세계의 천배의 세계가..

붓다 2012.01.29

소 귀에 경 읽기, 네엣. 나, 진짜 알고 싶거든!

4. 나, 진짜 알고 싶거든! 앞서 얘기한 저런 뭔가 큰 깨달음 어쩌고 이런 것 말고, 경을 읽다 보면 소소한 재미도 있습니다. 부처님께는 사랑스런 제자이고 우리에게는 큰 스승이신 아난 존자(부처님의 녹음기). 이 분이 등장하면 또 경이 재미있어집니다. 다소 길지만 옮겨보겠습니다. 앙굿따라니까야 3권 80품. 존자 아난다가 세존께서 계신 곳을 찾아왔다. 가까이 다가와서 세존께 인사를 드리고 한쪽으로 물러나 앉았다. 한쪽으로 물러나 앉은 존자 아난다는 세존께 이와 같이 말씀드렸다. [아난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와 같이 ‘씨킨 부처님에게 아비부라는 제자가 있었는데, 그는 하느님의 세계에 있으면서 천의 세계에 목소리를 전할 수 있다.’라고 여래로부터 직접 듣고 여래로부터 직접 배웠습니다. 세존이시여, 세상..

붓다 2012.01.29

소 귀에 경 읽기, 세엣. 니가 무신 죄가 있다고? 니 죄 읎따!

3. 니가 무신 죄가 있다고? 니 죄 읎따! 별 것도 아닌 것 같은 짧은 대화 속에 드러나는 저 번쩍하고 황홀하게 빛나는 순간은 후대에도 다시 또 다시 또또 다시 또또또 다시 반복해서 재현됩니다. 사례 하나만 볼까요? 여러 정치적인 이유와 기타 등등의 이유로 갠지즈강가에서 융성하던 붓다의 가르침은 쇠퇴하고 변방에서 융성합니다. 조선의 유학자들이 본바닥에서 이미 거덜난 성리학을 똥고집 부리며 옹위했듯이 남방으로 전해진 붓다의 가르침은 비교적 원형에 가깝게 유지되는 한편, 동방으로 건너간 달마는 또다시 책읽기에 몰두해 있던 듕국 교학자들의 뒤통수를 침묵으로 한 방 갈깁니다. 그리고 독살 됐다고 하던가...달랑 하나 남긴 제자도 독살되고...비극의 연속입니다. 셋째 제자가 승찬입니다. 이 양반이 공무원 생활하..

붓다 2012.01.28

소 귀에 경 읽기, 두울. 이게 웬 호들갑?

2. 이게 웬 호들갑일까?. 자~, 각설하고 직접 아난의 목소리를 좀 들어 봅시다. 앙굿따라니까야 2권 16품입니다. 한 때 어떤 바라문이 세존께서 계신 곳으로 찾아왔다. 다가와서 세존과 함께 인사를 나누고 안부를 주고받은 뒤에 한쪽에 물러나 앉았다. 한 쪽으로 물러나 앉은 그 바라문은 세존께 이와 같이 말했다. [바라문] “존자 고따마여, 어떠한 원인 어떠한 조건으로 세상에 어떤 뭇삶들이 몸이 파괴되고 죽은 뒤에 괴로운 곳, 나쁜 곳, 타락한 곳, 지옥에 태어납니까?” [세존] “바라문이여, 정의롭지 못한 행위를 하고 바르지 못한 행위를 하는 까닭에 세상에 어떤 뭇삶들은 몸이 파괴되고 죽은 뒤에 괴로운 곳, 나쁜 곳, 타락한 곳, 지옥에 태어납니다.” [바라문] “존자 고따마여, 어떠한 원인 어떠한 조..

붓다 2012.0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