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7

팔. 트리니다드 vs. 비냘레스

트리니다드 vs. 비냘레스 트리니다드는 구아바나처럼 옛날 집과 옛길을 그대로 둬서 완전 횡재한 동네다. 쉼 없이 밀려드는 여행객들 덕분에 잘 먹고 잘 살고 있었다. 연수단이 철수한 날 저녁 일곱 시 반쯤, 번쩍번쩍 빛나는 반팔 셔츠(츄리닝이다)며 무릎 바로 위까지 오는 반바지(이것도 츄리닝이다)며 신발까지 온통 나이키로 치장한 젊고 덩치 큰 흑인 인력거(사실은 자전거거)꾼이, 함께 있던 연수단이 철수하면서, 아바나 최고층 최고급 식당에서 이 동네 사람들 두달치 월급에 해당하는 최고급 요리를 한 끼 식사로 낼름 잡숫는 호사를 누리다가 순식간에 극빈층으로 전락한 왜소하고 헐쭘하기 짝이 없는 동양계 외국인 여행객 둘을 태우고 땀을 삐질삐질 흘리면서 네모난 돌로 바닥을 깐 울퉁불퉁하고 경사진 어둑어둑한 오래 된..

쿠바농업연수 2013.01.15

육. 아바나 알라마르 농장 : 쿠바 vs.북한

출처 http://en.wikipedia.org/wiki/File:Havana,_Cuba.jpg 위성으로 본 아바나. 중앙에 아바나 만. 거기서 오른쪽으로 쭉 가다가 폭 들어간 만의 오른편이 알라마르동(洞) 출처 : http://en.wikipedia.org/wiki/Havana Districts The city is divided into 15 municipalities[28] – or boroughs, which are further subdivided into 105 wards[29] (consejos populares). (Numbers refer to map). Playa: Santa Fé, Siboney, Cubanacán, Ampliación Almendares, Miramar, Sierra..

쿠바농업연수 2013.01.14

오. 전봉준과 호세마르티

전봉준(1854~1895)과 호세마르티(1853~1895) 쿠바의 모든 국공립기관에는 호세마르티상이 서 있다. 툭 튀어나온 역삼각 대머리에 카이저수염을 단 채로 두 눈을 부릅뜨고 내려다보고 있다. 호세마르티는 시인이자 저널리스트이며 사상가이고 직접 조직을 꾸리고 전장에서 말을 타고 총을 쏘며 무장투쟁에 나섰던 독립투사였다. 호세마르티가 염원했던 쿠바의 독립은 스페인으로부터의 독립이다. 쿠바 국제친선협회 회의실 호세마르티의 독립운동을 비유해 설명하자면 이런 것이다. 단순히 비유를 위한 것이니까 기분 나빠도 참아주시기 바란다. 예컨대, 1592년 조선을 침공한 일본(임진왜란)이 조선을 식민지로 만드는 데 성공한다. 일본인들은 조선인을 어쩌다보니 모조리 죽여버리게 되었다. 칼이 잘 드나 안 드나 시험 삼아 베..

쿠바농업연수 2013.01.14

삼. 원래 쿠바에는 누가 살았을까?

원래 쿠바에는 누가 살았을까? “아메리카 대륙에 살던 원주인(원래의 주인이란 의미로 “원주인”이라 쓰기로 한다)들은 다 어떻게 된 거지?” 쿠바에 들떠 있는 어느 날, 아내가 내게 물었다. “거의 다 죽은 거 아냐?”라고 대답했다. “전쟁보다는 스페인 사람들이 몸에 붙여 들여온 병균에 감염돼서 죽은 거 아닌가?”라고 내가 덧붙였다. “아닐 걸…….”이라며 아내는 입맛을 다셨다. 고백컨대 연수를 위해 이런저런 자료를 찾아보기 전까지 라틴아메리카 역사에 대해 나는 아무 것도 몰랐다. 아즈텍이니 잉카니 마야니 하는 말들이 어쩐지 문명 이전 혹은 고대문명을 지칭하는 것으로 막연하고 희미하게 잘 못 인지하고 있었다. 아메리카 원주인들의 멸종 역시, 동물도 아니고 인간 종이, 거의 멸종에 가까운 상태에 이를 수 있..

쿠바농업연수 2013.01.07

쿠바 연수기 파일

한 번에 왕창 다 보고 싶은 분을 위해 올립니다. 쿠바 유기농업 연수 보고서 백승우(화천 농부) “문제는 경제다”....쿠바 국제친선협회(ICAF) 부회장 “약값은 시장이 결정 한다”....쿠바유전생명공학센터(CIGB) 판매책임자 “경제는 확실히 점점 나아지고 있다”....트리니다드 민박집 주인의 남편 료말 “제기랄, 잘 사나 못 사나 어딜 가도 그저 돈 타령이다”...화천농부 백아무개 환상을 불러일으키는 이름, 쿠바 쿠. 바. 라고 하는 이 두 음절은 괜히 마음 속에 낭만적이고 몽롱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혁명의 나라, 체게바라의 나라, 사탕수수와 럼과 시가와 재즈․살사의 나라, 카리브해의 진주라 불리는 나라 등등. 온갖 이국적인 정취가 물씬 풍겨난다. 게다가 최근에는 여기에 덧붙여 유기농업과 도시농업..

끄적이기 2013.01.02

이. 쿠바유기농업 연수

쿠바 유기농업 연수 2012년 10월 12일, 대산농촌문화재단으로부터 쿠바유기농업연수 참가 확정 통보를 받았다. 게다가 10월 12일은 내 양력 생일이다. 억수로 기뻤다. 9월 말 추석 연휴 직전에 연수 참가 신청서를 냈다. 기다리는 내내 쿠바 갈 생각에 신이 나서 마음이 둥둥 떠다녔다. 일이 힘 드는 줄도 몰랐다. 10월 11일에 연수 참가에 대한 가부를 통보해주겠다고 했는데 연락이 오지 않았다. 풀이 팍 죽었다. 그런데 바로 다음날 연락이 왔다. 하루 만의 반전이었다. 아싸, 쿠바! 좋은 생일 선물이었다. 열정적으로 연수단을 지도해주신 지도교수 김성훈 전농림부장관님 대산농촌문화재단은 교보생명 창립자인 대산 신용호(1917~2003)선생이 1981년 설립한 농업․농촌 지원 공익재단이다. “농업이 미래다..

쿠바농업연수 2012.12.26

일. 환상을 불러일으키는 이름, 쿠바

쿠바 북서부 농촌 관광 마을 "비냘레스". 나는 그림자로만 참여했다. 환상을 불러일으키는 이름, 쿠바 쿠. 바. 라고 하는 이 두 음절은 괜히 마음 속에 낭만적이고 몽롱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혁명의 나라, 체게바라의 나라, 사탕수수와 럼과 시가와 재즈․살사의 나라, 카리브해의 진주라 불리는 나라 등등. 온갖 이국적인 정취가 물씬 풍겨난다. 게다가 최근에는 여기에 덧붙여 유기농업과 도시농업의 나라라는 명성을 얻고 있다. 그러니 누구나 그렇겠지만 나 역시 기회만 되면 한 번 가 보고 싶었다. 한편으로는 마치 낙원인 양 묘사되는 찬사의 말들이 넘쳐나고 다른 한 편으로는 독재와 빈곤으로 간단히 요약할 수 있는 악담이 유통되는 이 문제의 나라를 직접 가서 보고 싶었다. 선플과 악플이 난무하는 유명 연예인의 분칠..

쿠바농업연수 2012.1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