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살아요? “당신 돈 가져왔어?”“아니.”“어쩌나, 나도 돈을 한 푼도 안 가져왔는데…”지난 겨울에 읍내로 목욕하러 나갔는데 깜빡 잊고 둘 다 돈을 안 챙겨나간 겁니다. “읍에는 누구 아는 사람 없어?”“이 시간에는 없지.”여섯 시 이전이었으면 관공서에 근무하는 형님들 찾아서 꾸면 되는데, 해 지고 나니까 깜깜하게 되었죠.“그냥 가서 얘기해 보자.”목욕탕에 갔습니다.“용호리에서 왔는데 깜빡 잊고 돈을 안 가지고 나왔어요.”아저씨가 웃으면서 얘기하십니다.“용호리 살아요?”“예.”“용호리 어디 살아요?” “산호교회 아시죠?” “알지. 내가 용호리는 잘 알지.”“길손식당도 아시겠네.”“조씨네?”“예. 정말 잘 아시네. 조씨 아저씨는 재작년에 장촌리로 이사 가셨어요.”“그래?”“예. 집도 새로 근사하게 짓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