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씨 아저씨는 간이 치매 검사 결과 상당히 심각한 상황이었다.
날짜나 가족관계 같은 아주 기초적인 정보도 제대로 인식하지 못 하는 상태.
춘천 큰 병원으로 나가 지속적으로 치료받아야 한다.
춘천 큰 병원은 강원대병원, 한림대병원 두 개가 있다.
보통은 "아는 사람" 혹은 "아는 사람의 아는 사람" 혹은 "아는 사람의 아는 사람의 아는 사람"이 근무하는 병원으로 간다.
그런데 이번에는 상황이 좀 달랐다.
강원대병원의 경우, 매달 한 번씩 병원까지 가서 진료를 받고 처방을 받아야 한다.
몸이 성치 않은 노인네 둘이 버스 노선도 닿지 않는 강대병원까지 매달 나갔다 와야 하는 일은, 보통 큰 일이 아니다.
젊은 나도 오랜만에 익숙치 않은 도시 나가면 어리부리하는데, 노인네들은 말할 것도 없다.
한편,
한림대병원은 "원거리 화상진료" 협약을 화천의료원과 체결하고 있다.
그러니, 가까운 읍내 의료원으로 가서 화상으로 진료를 받고, 처방을 받아, 약 처방받아 오면 된다.
그러니 한림대병원 낙점.
일상적인 생활 공간 내에서 아는 사람을 의지하고, 아는 사람들이 주변에 쫙 깔려 있는
내 ""나와바리"" 안에서 진료받고 치료받을 수 있다는 건 엄청난 축복이다.
한림대병원 만세!!!
원격화상진료 시스템 만세!!!
우리나라 노인의료복지 만만세!!!!!
화천의료원 의료복지 간동담당자가 한림대병원에 연락해서, 복잡한 접수 절차를 줄이고
바로 진료받을 수 있도록 조치하였다.
참으로 훌륭한 일이다.
보통 아는 의사나 빽이 있어야 가능한 일인데 국가기관이 노인들의 든든한 "빽"이 되어 준 것이다.
노인들의 든든한 빽 만세!!
++
화천의료원 간동 담당자는 여러 차례 "전화 걸어준 사람이 누구냐? 어떤 관계냐?"고 물어봤다고 한다.
아마도,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대신 해준데 대한 고마움이 담긴 질문일테고,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해 그토록 높이 평가하고 감탄하는 자에 대한 호기심도 있을 테고,
뭐, 그럴 것이다.
내 생각에 그분(지역보건담당)은 늘 외로웠을 것 같다.
시골 구석구석 산재해 있는 노인을 찾아가 만나고, 상담하는 일이 그렇게 녹록한 일이 아니다.
정상적인 의사소통 자체가 불가능한 분들이다.
말을 해도 잘 못 알아듣고
인식하는 단어의 수가 아주 제한돼 있다.
소위 "합리"의 사회, 문명 사회, 현재의 행정-사회 시스템 등에 적응할 수 없는, 적응할 기회도 제대로 부여받지 못 한 채로
주어진 시간을 다 살아버린 분들이기 때문에...이 분들의 지금 나머지 삶은 참으로 비극적인 면이 많다.
이런 분들과...
하루도 빠짐없이 이 노인들을 찾아 다니며 뭔가 얘길 나눠야 하고 상태를 진단해야 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생활의 가장 중요한 시간, 가장 많은 시간을 이 노인들을 위해, 이 노인들을 만나며 쓰고 있는데,
사람들이 자기(보건담당사)가 하는 일에 대해서는 안타깝게도 잘 모. 른. 다.
이러면 외로운 거다.
노인들 입장에서 보면,
자기 자식보다 낫다.
늘 찾아와서 얘기 들어주고, 얘기 나눠주고, 건강에 문제가 있어서 연락하면 달려와서 돌봐주고, 일도 처리해 준다.
바뻐서 잘 내려오지도 못 하고, 걱정이나 시킬까봐 사실 연락도 잘 못 하는, 어려운 자식보다, 더 편하고 고맙다.
마음으로도 의지가 된다.
훌륭한 일이다.
정말 훌륭하고 고마운 일이다.
이 노인들이 살아온 그 험한 세월을 생각해 볼 때, 이 나라가 지금 누리는 번영의 기초를 닦아주신 분들이다.
마땅히, 정말 마땅히, 이 분들을 위해 돈을 들이고 시간을 들이고 정성을 들여야 한다.
그렇다!
그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고.있.다.
훌륭한 일이다.
농촌 노인들의 실정을 정.확.하.게. 한.집.한.집 빠짐없이 파악하고 있는 자들이 국가기관 내에 있다.
이건 사건이다. 이제 앞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무궁무진하며, 매우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계획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엄청난 확장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 분들, 이 현장 활동가들이 모여서 머리를 맞대면,
아주 꼭 필요한 일을, 아주 꼭 필요한 만큼의 돈을 들여서, 아주 꼭 필요한 만큼의 노력으로,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
굉장한 일이다.
굉장한 일이다.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해야 마땅하다. 응원해야 마땅하다.
이건 정말 굉장한 일이다.
예를 들어, 나 같은 자들이 전국 각지에서 100명만 모여서 머리를 맞대면,
가장 현실적이고 가장 구체적이고 가장 효율적인 "농업-농촌 활성화 방안"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나는 이 일을 하러 나섰<었>다.
전국귀농운동본부 지역위원회는 이런 목적으로 설치되었고, 내가 제안했고 내가 초대 위원장을 맡았다.
그러나 역부족이었다.
잘 못 하는 농사일 해야지, 마을 일 해야지, 짬 나는 대로 돌아다녀야지....
돈도 시간도 확보할 수 없었다.
그래서 미완의 기획으로 끝나고 말았다.
조직이란 다른 게 아니고, 이미 준비된 적절한 사람을 찾아내서 엮는 일이다.
나도 시간과 돈이 부족했고, 내가 찾아 내던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적어도 생계로 인한 압박 정도는 덜어줘야 가능한 일인데, 아직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다.
나는 포기하지 않고, 잠시 미뤄두었다.
반드시 해야 할 일이고, 할 수 있는 일이고, 엄청나게 재미있는 일이다.
날짜나 가족관계 같은 아주 기초적인 정보도 제대로 인식하지 못 하는 상태.
춘천 큰 병원으로 나가 지속적으로 치료받아야 한다.
춘천 큰 병원은 강원대병원, 한림대병원 두 개가 있다.
보통은 "아는 사람" 혹은 "아는 사람의 아는 사람" 혹은 "아는 사람의 아는 사람의 아는 사람"이 근무하는 병원으로 간다.
그런데 이번에는 상황이 좀 달랐다.
강원대병원의 경우, 매달 한 번씩 병원까지 가서 진료를 받고 처방을 받아야 한다.
몸이 성치 않은 노인네 둘이 버스 노선도 닿지 않는 강대병원까지 매달 나갔다 와야 하는 일은, 보통 큰 일이 아니다.
젊은 나도 오랜만에 익숙치 않은 도시 나가면 어리부리하는데, 노인네들은 말할 것도 없다.
한편,
한림대병원은 "원거리 화상진료" 협약을 화천의료원과 체결하고 있다.
그러니, 가까운 읍내 의료원으로 가서 화상으로 진료를 받고, 처방을 받아, 약 처방받아 오면 된다.
그러니 한림대병원 낙점.
일상적인 생활 공간 내에서 아는 사람을 의지하고, 아는 사람들이 주변에 쫙 깔려 있는
내 ""나와바리"" 안에서 진료받고 치료받을 수 있다는 건 엄청난 축복이다.
한림대병원 만세!!!
원격화상진료 시스템 만세!!!
우리나라 노인의료복지 만만세!!!!!
화천의료원 의료복지 간동담당자가 한림대병원에 연락해서, 복잡한 접수 절차를 줄이고
바로 진료받을 수 있도록 조치하였다.
참으로 훌륭한 일이다.
보통 아는 의사나 빽이 있어야 가능한 일인데 국가기관이 노인들의 든든한 "빽"이 되어 준 것이다.
노인들의 든든한 빽 만세!!
++
화천의료원 간동 담당자는 여러 차례 "전화 걸어준 사람이 누구냐? 어떤 관계냐?"고 물어봤다고 한다.
아마도,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대신 해준데 대한 고마움이 담긴 질문일테고,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해 그토록 높이 평가하고 감탄하는 자에 대한 호기심도 있을 테고,
뭐, 그럴 것이다.
내 생각에 그분(지역보건담당)은 늘 외로웠을 것 같다.
시골 구석구석 산재해 있는 노인을 찾아가 만나고, 상담하는 일이 그렇게 녹록한 일이 아니다.
정상적인 의사소통 자체가 불가능한 분들이다.
말을 해도 잘 못 알아듣고
인식하는 단어의 수가 아주 제한돼 있다.
소위 "합리"의 사회, 문명 사회, 현재의 행정-사회 시스템 등에 적응할 수 없는, 적응할 기회도 제대로 부여받지 못 한 채로
주어진 시간을 다 살아버린 분들이기 때문에...이 분들의 지금 나머지 삶은 참으로 비극적인 면이 많다.
이런 분들과...
하루도 빠짐없이 이 노인들을 찾아 다니며 뭔가 얘길 나눠야 하고 상태를 진단해야 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생활의 가장 중요한 시간, 가장 많은 시간을 이 노인들을 위해, 이 노인들을 만나며 쓰고 있는데,
사람들이 자기(보건담당사)가 하는 일에 대해서는 안타깝게도 잘 모. 른. 다.
이러면 외로운 거다.
노인들 입장에서 보면,
자기 자식보다 낫다.
늘 찾아와서 얘기 들어주고, 얘기 나눠주고, 건강에 문제가 있어서 연락하면 달려와서 돌봐주고, 일도 처리해 준다.
바뻐서 잘 내려오지도 못 하고, 걱정이나 시킬까봐 사실 연락도 잘 못 하는, 어려운 자식보다, 더 편하고 고맙다.
마음으로도 의지가 된다.
훌륭한 일이다.
정말 훌륭하고 고마운 일이다.
이 노인들이 살아온 그 험한 세월을 생각해 볼 때, 이 나라가 지금 누리는 번영의 기초를 닦아주신 분들이다.
마땅히, 정말 마땅히, 이 분들을 위해 돈을 들이고 시간을 들이고 정성을 들여야 한다.
그렇다!
그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고.있.다.
훌륭한 일이다.
농촌 노인들의 실정을 정.확.하.게. 한.집.한.집 빠짐없이 파악하고 있는 자들이 국가기관 내에 있다.
이건 사건이다. 이제 앞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무궁무진하며, 매우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계획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엄청난 확장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 분들, 이 현장 활동가들이 모여서 머리를 맞대면,
아주 꼭 필요한 일을, 아주 꼭 필요한 만큼의 돈을 들여서, 아주 꼭 필요한 만큼의 노력으로,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
굉장한 일이다.
굉장한 일이다.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해야 마땅하다. 응원해야 마땅하다.
이건 정말 굉장한 일이다.
예를 들어, 나 같은 자들이 전국 각지에서 100명만 모여서 머리를 맞대면,
가장 현실적이고 가장 구체적이고 가장 효율적인 "농업-농촌 활성화 방안"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나는 이 일을 하러 나섰<었>다.
전국귀농운동본부 지역위원회는 이런 목적으로 설치되었고, 내가 제안했고 내가 초대 위원장을 맡았다.
그러나 역부족이었다.
잘 못 하는 농사일 해야지, 마을 일 해야지, 짬 나는 대로 돌아다녀야지....
돈도 시간도 확보할 수 없었다.
그래서 미완의 기획으로 끝나고 말았다.
조직이란 다른 게 아니고, 이미 준비된 적절한 사람을 찾아내서 엮는 일이다.
나도 시간과 돈이 부족했고, 내가 찾아 내던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적어도 생계로 인한 압박 정도는 덜어줘야 가능한 일인데, 아직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다.
나는 포기하지 않고, 잠시 미뤄두었다.
반드시 해야 할 일이고, 할 수 있는 일이고, 엄청나게 재미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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