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싸움은 선명해야 한다.
호헌철폐, 독재타도처럼.
대학개혁은 왜 하는가?
학벌철폐, 기회균등.
나는 이것이라고 본다.
2.
내가 5년 이상 거주한 지역은 전라북도, 서울, 강원도이다.
서울은 하도 커서 잘 모르겠고, 전라북도와 강원도는 아직도 특정 고등학교 인맥이 정치 사회를 장악하고 있다.
아마도 전국적으로 보편적일 거라 본다.
고교 평준화 된지 근 30년 가까이 되지만,
평준화 이전에 고등학교를 다닌 분들이 지금도 현직으로 계시기 때문이다.
왕성하게 사회활동을 하며, 지역 정치-경제-사회의 노른자위를 철저하게 장악하고 계시다.
서울 사회도 사실, 경기고~서울대, 소위 KS라인이라 불리는 이 분들이
알토란 같은 자리는 거의 다 차지하고 철옹성을 쌓고 계실 것으로 짐작된다.
이 분들이 현직에서 다 물러나서 은퇴하고 돌아가셔야, 고교평준화는 옳게 평가받게 될 것이다.
이제 막 사회로 진출하는 아이들은 비교적 고등학교 학벌체제에서 자유롭다.
각 지역에서는 여전히 고등학교가, 서울에서는 대학교가 끈이고 줄이다.
사회 곳곳에서, 구석구석에서 이런 "끈과 줄"이 작동한다.
그러다보니까 온 나라 사람들이 이 사실을 다 알고, 어떻게든 자식은 이 끈과 줄을 잡게 하기 위해 모든 자원을 다 쏟아붓는다.
사교육 비대화는 학벌체제라는 병이 현상화한 것에 불과하다.
간이 병들면 눈에 황달이 끼고 얼굴이 시커매지는 것과 같다.
사회가 학벌체제라는 병이 들어서, 의무교육기관인 중-고등 학교가 피폐해지고 사교육이 범람하는 것이다.
3.
그러므로 문제는 학벌이다.
학벌 작동 메카니즘을 부숴야 한다. 이것이 핵심이다.
논점이 흐려지면 안 된다.
학벌 철폐, 기회 균등!
아주 단순해야 한다. 쉬워야 한다. 누구나 탁 듣고 딱 알아먹어야 한다.
어떻게 부술 것인가?
서울대 나온 자가 서울대 후배를 아무리 찾아도 없으면 된다.
모든 국공립대가 서울대가 됐기 때문이다. 서울대는 사라졌기 때문이다.
연고대는? 다행히 그렇게 숫자가 많지 않다. 어디서나 소수다. 국공립대학 네트워크에서 배출한 인재들이 어디서나 다수다.
이 효과는 아주 서서히 나타날 것이다.
얼마나 오래 걸릴까? 아무리 적게 잡아도 50년은 잡아야 한다.
학벌에 찌든 우리들이 다 죽어 없어져야, 학벌에서 자유로운 자들의 사회가 올 것이다.
[사진출처 : 춘천별빛산골유학센터, 홍아무개님 페북]
4.
진짜 중요한 논의는 여기서 출발해야 한다.
시간 많아진 중고딩들은 뭘 하고 놀 것인가?
시간 많아진 중고딩을 가르치는 선생님들은 이제 뭘 가르칠 것인가?
중고딩들이 스스로 다스리는 "자치" 놀이,
스스로 규칙을 세우고 지키는 "자율" 놀이,
서로 돕고 나누는 "호혜" 놀이를 하며
진정한 민주시민으로 자라도록 하는 것.
이걸 지금 학교 선생님들이 감당하실 수 있을까? 아마 안 될 거다. 그럼 어떻게 하지?
선생님들이 먼저 공부하시고 선생님들이 먼저 선생님들 사회에서 자치, 자율, 호혜하시도록 새로 공부 열라 하도록 해야 한다.
교육개혁을 위해 모든 자원을 쏟아 부어야 할 지점은 여기다.
5.
자~, 그리고 또 하나, 저 많은 학원 선생님들은 이제 어떻게 할 것인가?
여기에도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그래야 온전한 정책이라 할 수 있을 거다.
그런데 아쉽게도 특별한 방법이 없다.
또 저 많은 학습지 선생님들은 그럼 어떻게 할 것인가? 마찬가지다.
여기까지가 나와야 제대로 된 정책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내 생각에는 이건 정말 완전히 꿈꾸는 잠꼬대같은 소리라는 걸 잘 알지만 진짜로 바라는 게 있다면,
정부에서 최저 생계비를 조금 넘는 월급을 드리고, 이분들을 다들 시골로 내려오시게 하면 참 좋겠다.
시골로 오셔서 나랑 같이 농사짓고 살면서 행복한 농촌 공동체를 일궈주시면 참 좋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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