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촌 13

귀농에 대한 오해

[월간 전원생활 2006년 3월호에 쓴 글의 원판입니다] 2003.10.15 귀농에 대한 오해 형, 다들 단순하게 살고 싶어서 귀농한다고들 그러지요. 저도 그런 줄 알았어요. 단순하고 소박하게. 근데, 살아보니까 영~꺼꿀로라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시골살이는, 살아본 사람들은 누구나 공감하겠지만, 훨씬 더 복잡해진다는 말이지요. 가령, 포천 사시는 김선생님은, 모든 걸 제 손으로 해치우니, 얼마나 단순한 게, 삶이냐, 이런 말씀을 하시지만 우습게도 저 선생님 말씀보다는 모든 걸 돈으로 해치우니, 얼마나 단순한 삶이냐! 이게 더 설득력이 있단 말씀이지요. 그래서, 귀농이란 것이 실은 삶을 단순하게 하는 것이 아니고, 복잡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은 겁니다. [집사람 친구 딸내미들이 놀러와서 마당에서 물..

귀농 2012.05.29

명당이 따로 있나요?

[월간 전원생활 2006년 2월호에 실은 글입니다] 명당이 따로 있나요? 아이들을 데리고 야트막한 뒷동산으로 올라갑니다. “각자 자리를 하나씩 잡아 보세요.” “아무데나요?” “예. 마음대로 아무데나 자리를 잡고 앉아 보세요.” “혼자만 있어야 되는 거예요?” “예. 그게 좋겠어요. 우선 다 흩어져서 혼자만 있어 보세요.” 아이들은 뿔뿔이 흩어져서 각자 한 군데씩 자리를 잡고 앉습니다. 어떤 아이는 오랫동안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자리를 잡기도 하고, 어떤 아이는 냉큼 앉기도 합니다. 우리집 삽살개 숫놈 '배통통 천하태평 복슬복슬 곰돌이'와 암놈 '원'이 사이에서 태어난 삽살 강아지들입니다. “자, 이제 그 자리에 엉덩이를 붙이고 편하게 앉아 보세요.” 아이들이 모두 엉덩이를 붙이고 앉은 한참 후에 다시 ..

귀농 2012.05.29

귀농, 준비하는 시간을 즐기시라니깐요!

[월간 전원생활 2006년 1월호에 실은 글입니다] 귀농, 준비하는 시간을 즐기시라니깐요! 언젠가 ‘부부가 오래도록 행복하게 살려면 좋은 추억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고 누가 써 놓은 걸 보고는, 그래 맞는 얘기다 싶어서, 바로 집사람한테 물어 봤습니다. “나랑 살면서 언제가 제일 좋았냐?” 제 뜬금없는 질문에 우리 마누라는 피식 웃더니 가당찮다는 듯이 대꾸도 안 할 테세입니다. “아, 그러지 말고 좀 성실하게 답변을 하세요!”라고 불호령을 내리면서, 내가 왜 이런 훌륭한 질문을 하는지 그 심오한 배경에 대해서 열심히 나불나불 설명을 하니까 그제서야 마누라쟁이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입을 뗍니다. [귀농학교에서 현장 실습 오신 학생들] “응, 그 때.” “언제?” “왜, 그 때, 홍천 갔을 때 있잖아.” ..

귀농 2012.0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