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복샘의 강의.
협동하는 힘에 대해 스스로 깨닫고, 뭔가 심오한 걸 이해했다고 생각하고 좋아했는데, 오해였던 것 같습니다.ㅠㅠ.
협동하는 힘은 그냥 길러지지 않는다. 저절로 생기는 게 아니다. 마치 자전거를 타려면 수없이 넘어지며 깨지고 터져야 하는 것처럼, 말을 배우려면 수없이 반복해서 듣고 따라해야 하는 것처럼, 협동하는 힘도 다른 사람과 어울려서 뭔가를 이루어내기 위해 노력하는 오랜 훈련을 통해서야 비로소 습득할 수 있는 힘이다....라는데 생각이 닿았지요.
서로를 믿고 함께 공부하고 생각하고 이해하고 실행하는 과정을 통해 우리는 각자 협동하는 힘을 축적한다...라는 것인데요, 협동하는 힘을 일종의 능력으로, 인간 개체에 축적되는 힘으로 이해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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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복 선생은 "강의"에서 약간 다른 말씀을 하십니다.
"인성(人性)은 개인이 자기의 개체 속에 쌓아 놓은 어떤 능력, 즉 배타적으로 자신을 높여나가는 어떤 능력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강의 41쪽)
"인성이란 개별 인간의 내부에 쌓아가는 어떤 배타적인 가치가 아니라 개인이 맺고 있는 관계망의 의미라는 것이 동양 사상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인성이란 개념은 어떤 개체나 존재의 속성으로 환원되는 것이라기보다는 여러 개인이 더불어 만들어내는 장場의 개념이라고 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42쪽)
이런 구절들이 옛날엔 스쳐 지나갔을 텐데, 이제 제대로 목에 걸립니다.
저는 이 책을 오래 전에 읽었고, 이웃에 사는 분께 빌려드렸어요. 책을 빌려드리는 건, 사실 드리는 것인데,
엊그제, 빌려갔던 책을 들고 집에 들르셨어요. 나갔다 온 책을 보니 반가워 펼쳐보니, 요즘 한창 생각 중인 주제가 눈에 들어오는 거예요. 제가 책을 불러 들인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목에 걸렸어요.
인간 개체 내부에 쌓아가는 어떤 배타적인 가치가 아닌 것,
개인이 맺고 있는 관계망의 의미라는 것.
여러 개인이 더불어 만들어내는 일종의 장...이라는 것.
"장이란 비어 있는 공간이 아니라 자력장이나 중력장이나 전자장과 같이 그 자체로서 하나의 체계이며 질서"(38쪽)라는 것.
이게 대체 뭔 소리란 말인가요?
컥컥...걸렸어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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