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농업연수

구. 아바나의 도시농업

아하 2013. 1. 16. 15:04

아바나시(市)

아바나는 도(道)이름이기도 하고 시(市)이름이기도 해서 엄청 헷갈렸다. 돌아다녀 본 바로는 우리 개념의 시(市)는 아주 좁은 몇 개 지역에 불과했는데 지도를 보면 상당히 넓어서, 혹시 도를 시로 잘못 써 놓은 건 아닌지 여러 자료를 뒤적거리고 한쿠바교류협회에 전화까지 해서 확인했다. 확인 결과~, 짜자잔!

 

아바나 시는 15개 구(區), 105개 동(洞)으로 구성되어 있다. 미라마르니 베다도니 알라마르니 하는 것들은 다 동(洞) 이름이었다. 호세 마르티 국제공항은 그러니까 아바나 시에서 십 몇 키로 떨어진 곳에 있는 게 아니고, 아바나 시 보제로스 구(아래그림 13번) 무슨무슨 동에 있는 게 맞다. 우리가 갔던 컨설팅 숍과 CPA인지 CCS인지 하는 농장도 아바나시 리사구(12번) 무슨무슨 동에 있는 게 맞다. 리사구는 아바나시 서쪽 최고 외곽에 있는 구다. 내가 왜 이렇게 행정구역을 확인하는데 열을 올리냐 하면 “도시” 자체가 쿠바와 우리가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뒤로 가면서 슬슬 얘기해 보겠다.

출처 : http://en.wikipedia.org/wiki/Havana

Districts

The city is divided into 15 municipalities[28] – or boroughs, which are further subdivided into 105 wards[29] (consejos populares). (Numbers refer to map).

Havana Municipalities.png
  1. Playa: Santa Fé, Siboney, Cubanacán, Ampliación Almendares, Miramar, Sierra, Ceiba, Buena Vista.
  2. Plaza de la Revolución : El Carmelo, Vedado-Malecón, Rampa, Príncipe, Plaza, Nuevo Vedado-Puentes Grandes, Colón-Nuevo Vedado, Vedado.
  3. Centro Habana: Cayo Hueso, Pueblo Nuevo, Los Sitios, Dragones, Colon.
  4. La Habana Vieja : Prado, Catedral, Plaza Vieja, Belén, San Isidro, Jesús Maria, Tallapiedra.
  5. Regla : Guacanimar, Loma Modelo, Casablanca.
  6. La Habana del Este : Camilo Cienfuegos, Cojimar, Guiteras, Alturas de Alamar, Alamar-Este, Guanabo, Campo Florido, Alamar-Playa.
  7. Guanabacoa : Mañana-Habana Nueva, Villa I, Villa II, Chivas-Roble, Debeche-Nalon, Hata-Naranjo, Peñalver-Bacuranao, Minas-Barreras.
  8. San Miguel del Padrón: Rocafort, Luyanó Moderno, Diezmero, San Francisco de Paula, Dolores-Veracruz, Jacomino.
  9. Diez de Octubre : Luyanó, Jesús del Monte, Lawton, Vista Alegre, Acosta, Sevillano, Vibora, Santos Suárez, Tamarindo.
  10. Cerro: Latinoamericano, Pilar-Atares, Cerro, Las Cañas, El Canal, Palatino, Armada.
  11. Marianao : CAI-Los Ángeles, Pocito-Palmas, Zamora-Cocosolo, Libertad, Pogoloti-Belén-Finlay, Sta Felicia.
  12. La Lisa : Alturas de La Lisa, Balcón Arimao, Cano-Bello26-Valle Grande, Punta Brava, Arroyo Arenas, San Agustín, Versalles Coronela.
  13. Boyeros: Santiago de Las Vegas, Nuevo Santiago, Boyeros, Wajay, Calabazar, Altahabana-Capdevila, Armada-Aldabo.
  14. Arroyo Naranjo: Los Pinos, Poey, Víbora Park, Mantilla, Párraga, Calvario-Fraternidad, Guinera, Eléctrico, Managua, Callejas.
  15. El Cotorro: San Pedro-Centro Cotorro, Santa Maria del Rosario, Lotería, Cuatro Caminos, Magdalena-Torriente, Alberro.

아바나시는 2004년 통계로 인구 210만이고 지금은 250만쯤 된다고 한다. 면적은 728㎢. 섬이고 따뜻한 지역이어서 제주도랑 비슷한 느낌인데, 제주시는 면적 977㎢에 인구가 42만이라서 견주기 어렵다. 면적과 인구가 가장 비슷한 한국 도시는 대구다. 대구는 면적 883㎢에 247만 명이 산다. 대구는 그런데 살아보지 않았고 두어 번 들른 적밖에 없어서 상황이 어떤지 잘 모르겠다.

 

1960년 서울 인구가 245만 명으로 되어 있다. 당시 서울 면적은 268.35㎢였다. 서울은 중심부에 남산도 있고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서 산이 차지하는 면적이 꽤 됐을 것이다. 큰 강도 있다. 2009년 말 기준으로 서울 면적은 605.25㎢(산 157.35㎢), 서울 인구는 10,464,051명이다.

 

1960년대 초반에 서울에서 태어나 자란 서울 토박이(과거 직장 상사)에 따르면 한강에서 멱 감고 놀며 자랐고 주변에 널린 밭에서 서리를 즐겼다고 한다. 전라북도 옥구군 대야면 산월리 석화부락이라는 벽촌 구석에 살던 나도 어릴 때 학교 들어가기 전에 엄마 따라 서울 사는 외삼촌 네에 딱 한 번 간 적이 있다. 70년대 중반쯤이었을 것이다. 엄마는 “자 여기가 서울이다”라고 하시는데 내가 보기에는 아무래도 서울이 아니었다. “여기가 무슨 서울이야? 서울 아냐!”라며 바득바득 우겼다. 시가지로 들어가서 높은 집도 나타나고 육교도 보이고 해서야, 드디어 서울에 왔다고 생각했다. 이때 서울 어린이 대공원 가서 하늘로 난 모노레일을 따라 움직이는 전기차를 타고 찍은 칼라사진이 사진첩에 있다. 시커멓게 탄 시골 꼬마 아이가 운전대를 잡고 앉아 있다.

 

아바나의 모습은 이런 방식으로 유추해보면 적당할 듯하다. 시가지는 아바나만 서안 조금뿐(2,3,4,9번)이고 나머지는 헐렁한 교외 모습이다. 밀집지역을 조금만 벗어나면 놀고 있는 빈 땅과 초지가 즐비하다. 

 

 

미라말에 있는 상자농법 농장. 청담동 한 가운데 이런 게 있다. 

동네 아짐들 장보러 오셨다. 박선생과 나도 여기서 상추 사다가 쌈 싸 먹었다.

 

 

 

쿠바가 자랑하는 상자농법농장, 올가노포니코는 가는 지역마다 보였다. 민가에서도 하고 정부기관에서도 하는 모양인데, 아무래도 정부기관에서 하는 게 크고 규모도 제법 되어 보였다. 이래저래 만나지는 꽤 여러 사람에게 “남쪽 코리아에서 쿠바의 유기농업, 특히 오가노포니코 등을 둘러보러 왔다.”라고 얘기하면 대부분 “아, 오가노 포니코”란 반응을 보였다. 50대 초반으로 보이는 택시기사 아저씨 한 사람만 “뭔 소리래?”라는 반응이었다.

 

산타클라라 아마니 농장

 

비냘레스. 지렁이 분변토 생산 시설은 알라마르에만 있었다. 나머지 농장들은 거름을 어떻게 조달할까?

 

아바나 리사구에 있는 올랜도 로페즈 협동농장(CCS: 신용 및 서비스 협동농장). 연수단은 내내 이런 분위기^^

 

 

미라말(서울 청담동 같은 동네. 외국 대사관 등이 몰려 있다)의 쇼핑센터는 규모는 조금 작았지만 대형 마트 분위기였다.

 

마트 내부에서 사진 찍다가 기도 보는 애들한테 제지당했다. 가전제품도 수두룩~.

 

 

채소가 거의 전부인 베다도(서울 남대문쯤이라 할 수 있을까?)의 재래시장은 성황이었지만 화천 오일장보다 작았다.

 

 

 

 

 

구아바나의 오비스포 거리(명동)는 삐까번쩍한 첨단 숍과 음식점이 늘어서 있는 거리인데, 관광객만을 대상으로 하는 게 아니었다.

구아바나의 건물은 유네스코가 문화재로 지정했다. 이 도시를 건설했던 사람들, 스페인이 돈을 대서 유지관리보수하고 있다. 오래 돼서 겉은 허름하지만 속은 그럴 듯했다. 서울 대학로, 옛날 공관이나 외국인이 쓰던 건물 개조해서 카페 만든 집들과 비슷한 분위기였다. 사진 속 인물은 화천현장귀농학교장 박기윤 선생.

구아바나의 이발소.

저 할배가 내 머리 깎아 줬다. 10쿡. 면도도 해줬다. 11월 22일 연수 사흘째, 구아바나 문화관광 시간에 잠시 들러 머리를 깎았다.

 

일행들이 호프집에서 춤추고 노래하는 동안, 나는 혼자서 미로같은 구아바나를 구석구석 돌아다니며 서민들 살아가는 모습을 넋을 잃고 보다가 고만, 길을 잃었다. 여러 사람한테 도움을 청했지만 말짱 꽝이었다. 전화기도 없고 전화번호도 없고....집합 시간은 지났고....날은 깜깜해지고....저녁 먹으러 이동해야 하는데...집결 장소 이름도 모르겠고....대략 난감!

식당에서 일하시는 분한테도 길 물어보고, 호텔에 들어가서 카운터 보시는 영어 되는 여성한테 사정 설명을 하고 도움을 청했는데, 돈을 요구하면서 딴청만 피웠다. 내, 참, 더~~~러워서, 나는 그냥 나와서 마차 택시도 타고, 인력거도 타고 구아바나 여기저기를 헤매다가 결국 고물 자동차 택시를 타고 숙소로 가서 연락을 기다렸다. 바가지 썼다. 5쿡 거리인데, 10쿡이나 냈다.

길을 잃다니!!!!!

이날 충격으로, 내 발은 고만 꽁꽁 묶이고 말았다. 슬퍼ㅠㅠ.

모든 자율성을 반납하고, 연수단 일행 곁에 찰싹 달라붙어 있을 수밖에 없었다.

 

박선생과 둘이 남아, 길 잃고 헤매던 장소를 다시 찾아가서 어딜 어떻게 그토록 헤맸는지 차근차근 되짚어 길을 알아 냈다. 지나가다가, 길 다시 찾은 기념으로 이 할배 사진을 찍었다.

 

 

산타클라라 광장. 이렇게 붙들려 다니는 신세가 되었다.

사진 맨왼쪽부터 쿠바인 가이드 엘리세우씨. 가이드 인턴 연수중인 아줌마. 백머시기. 산타클라라 주민. 김영연 수도권 생태유아공동체 사무국장님. 뒤통수는 전남 함평 나비골유기영농조합법인 대표 조대원님. 앞통수도 보여드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