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

한우문제에 대한 진단과 해법

아하 2012. 2. 4. 10:00

한우 문제에 대한 진단과 해법/ 단기~중장기 처방

“소비자를 조직하라”

“소비자와 통하는 길을 열어라”

 

1. 두레축산

두레축산이란 데가 있습니다.
두레생협에 속한 생산자단체인데, 한우를 키우고 도축하여 두레생협 소비자들에게 공급합니다.

 

이 단체 회원들은 지금도 한우를 kg당 9,000원(한우 황소). 9,500(한우 암소) 원에 공급합니다.
황소 650~700kg-24개월/ 암소 550~600kg- 새끼 네 번 낳고 비육 후 도축 60개월령.

 

요즘 일반 한우 사육농가들이 가락시장에 출하하거나 거래상에게 판매하는 가격은
kg당 평균 4000원~5000원 선이고, 그나마 가져가지도 않습니다.

 

소비자들이 구입하는 가격은 어떠냐?
부위별로 차이가 있겠습니다만, 시중가보다 두레생협 판매가격이 쌉니다.

 

우리 동네 사람들 세 사람이 모여서 소를 한 마리 잡았습니다.

540키로 소를 키로당 5,000원에 사서(270만원),
도축해서 부위별로 나누어 담은 걸(도축비용은 소 머리와 부산물을 도축업자에게 제공하고, 왕복 교통비 포함 50만원, 따라서 총비용 320만원)
시중 가격으로 계산해 보니 700(갈비 포함 지육 270키로 정도)만원에 달합니다.

이상하지 않습니까? 왜 이런 일이 생긴 걸까요?

 

2. 소비자 가격이 비싼 이유 세 가지

 

소비자 가격은 그렇게 크게 내리지 않았는데, 생산자들만 죽어나가고 있는 것입니다. 왜 그럴까요?

 

첫 번째는 잘 정비된 제도 때문입니다.

밀도축을 없애기 위해서 법을 아주 엄하게 짜 놓은 겁니다.

한우 생산 농가는 소를 도축장으로 데려가서 도축을 의뢰할 수 없습니다.

도축을 의뢰할 수 있는 허가받은 업자만 소를 도축 의뢰할 수 있습니다.

아마도, 마찬가지로 도축 후에도 유통을 허가받은 업자만 중간에서 유통에 관여할 수 있도록 되어 있을 것입니다.
생산자에서 소비자까지 보통 일곱 단계 정도가 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위생적인 소비를 위해 잘 짜여진 시스템이, 고속도로를 좁혀서 병목을 만들고 있는 형국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잘 짜여진 시스템이, 농사꾼들 목을 조르고 있습니다.

잘 짜여진 시스템이, 시중 소고기 가격을 떠받치고 있습니다.

 

한우들. 인터넷에서 퍼옴

 

축산업과 관련해서, 특히 소 사육과 관련해서, 저는 아주 비판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습니다.
농사를 짓지만, 소를 키우지도 않고, 소고기를 돈 내고 사는 경우가 일년에 한 두 번 있을까 말까합니다.
소 사육을 좋아하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내가 축산에 대해 어떤 관점을 가지고 있느냐와 상관없이,
우리나라 전체 농업생산에서 축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거의 40%에 달한다는 사실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축산농가가 무너지면 농촌, 농업이 무너지는 거나 다름이 없습니다.
그리고 지금 아주 급격하게 무너지고 있습니다.

 

200만원 주고 송아지 사다가 2년 동안 300만원 어치 사료 먹여서 200만원에 팔아야 하는 상황입니다.
특별한 대책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어느 분은 지금 북한으로 소떼를 보내야 한다고 하시는데, 북한은 지금 사람도 굶어 죽는 판인데,
소 먹일 사료가 어디 있겠습니까? 보낼려면 잡아서 잘 포장해서 보내야 합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는 소비자와 생산자 사이에 있는 병목을 잠시 열어서, 도로를 넓혀야 합니다.
정부는 한우 농가를 죽일 작정이니, 절대 움직이지 않을 것입니다.
이대로 1년이면 한우 농가 거의 전멸입니다.

민간이 나서야 합니다. 소비자를 조직하는 것입니다.

 

생우 가격과 소비자 소비 가격이 크게 차이가 나는 두 번째 이유는 소비 기간이 길다는 것입니다.
소 한 마리 잡아서 식육점에서 다 팔아치우는 데 최소한 한 달 정도가 걸린다고 합니다.
돈이 도는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소비자 가격을 올립니다.

 

세 번째는 부위별 선호도가 달라서 소 한 마리를 잡아도
잘 팔리는 건 금세 없어지고 남는 부위는 적체되어 버리는 겁니다.
그러니 돈의 관점에서 보면 전체적으로 비용을 상승시키는 것이지요.

 

3. 해결 방법은 직거래 활성화

 

이런저런 걸림돌을 없애버릴려면 직거래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소 한 마리당 소비자 20집을 먼저 조직해서, 돈을 먼저 받고, 도축에 들어가는 겁니다.

소비자는 저렴하게 많은 양의 소고기를 구입할 수 있으니 이번 기회에 많이 먹어보고,
이웃에도 팔든지 나눠주든지 하고 일가친척들한테도 나누어 주고하면서 한우농가를 돕고,

생산자는 생산원가를 잘 계산해서,
소 키우는 데 들어간 비용과 품삯 일부를 회수해서 급한 불을 끌 수 있을 것입니다.

 

누가 이런 일을 할거냐?

인터넷에 도배하고, 각종 매체에 홍보하고, 전국에 있는 아파트에 현수막 걸고, 의자 놓고 신청 받고,
주택가와 번화가에서 신청 받고, 농가와 연결하고 해야 하는데 누가 할 거냐?

 

우선 한우 사육 농가들이 나서야 하고, 수없이 많은 각종 농민단체도 나서야 하고,
농사관련 공무원들도 나서야 하고, 농협 축협 직원들도 나서고,
무엇보다 믿을 수 있는 비영리민간시민단체들이 좀 나서주시면 정말 좋겠습니다.

농사꾼들 살려주세요.

비영리 민간단체는 한우농가를 살리기 위해 “소비자를 조직”하는데 매우 조직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소 10만 마리, 소비자 200만 가구가 동참한다면, 일단은 시장에 강력한 한 방을 먹일 수 있어서,
일단은 현재와 같이 소장사들이 소값을 후려치거나 구매를 거부하는 횡포를 멈추게 할 수는 있을 것입니다.
이런 일련의 노력을 하면 현지 소값을 올리고, 시장 소고기값을 낮추는 방향으로
약간은 조정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우선 이렇게 급한 불 끄면서 버티면, 정권이 바뀌겠지요. 설마~

그래서 정권 바뀌면, 북한에도 보내고, 니나노~

 

정권이 바뀌면, 축산 농가와 소비자 사이를 꽉 막아놓은 시스템을 좀 손봐야 할 듯합니다.
직거래 창구를 터놓아야 합니다.
축산등록한 농가가 위와 같은 방식의 직거래를 하고자 할 때, 손쉽게 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줘야 하고,
지원과 교육도 해야 합니다.

그렇게 해서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늘 경각심을 가지고 일 하실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중간에서 폭리를 취할 수 있는 기회를 원천봉쇄해서
항상 성실하게 일해서 적정 소득을 올리며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이렇게 하면, 소비자 가격이 하향 안정될 텐데...이러한 시스템의 변화로 크게 이익을 보는 분들은 소비자입니다. 이익을 보고, 그냥 입 닦으면 안 됩니다. 뭔가 보답을 해야지요.
이익 본 만큼 돈을 모아서 농가에 줘야 합니다.
돈이 어딨어? 먹고 죽을 래도 없다.....가 아닙니다.
소비자들은 이미 조금씩 내서 모아 놓은 돈이 있습니다. 정부가 보관하고 있지요.
소비자가 직접 이익을 봤으니, 이걸 농가에 직접 줘야 합니다. 이게 직불금입니다.

 

지금 한우농가의 몰락은 곧 농업과 농촌의 몰락입니다.

몰락하는 한우 농가를 어떻게든 살리기 위해서
시급하게 할 일, 조금 시간을 두고 할 일을 나누어 모두 말했습니다.

 

끝으로 느긋하게 해야 할 일이 있는데,
느긋하게 할 일은 고기 적게 먹기 운동, 소 조금만 키우기 운동, 외국에서 사료 조금만 사오기 운동 이런 것들이겠지요. 이 운동은 시간을 가지고 느긋하게 지속적으로 해가면 됩니다. 지금은 이렇게 느긋할 때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