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다

배후조종관계 : 말, 생각, 마음

아하 2012. 2. 4. 11:21
1. 원리

말의 이면, 배후에는 생각이 있다.
웬만한 사람이면 뭔가 생각해서 말한다.
물론, 아무 생각 없이 그저 마구 떠들어대는 사람도 있기는 하다.

생각의 이면, 배후에는 마음이 있다.
마음의 작용은 이렇다.
공부하기 싫다.....일하기 싫다....뭐, 이런 거다. 이게 마음의 작용이다.

마음의 배후에는?
12연기의 복잡한 사슬이 있다. 치우고,

마음이 움직이면, 생각이 바쁘게 돌아간다.
마음을 정당화시키는 작업을 한다. 생각이다.
왜, 내가, 지금 공부를 안 하는지...공부 해봐야 취직도 안 될 거고, 공부할 환경도 안 되고, 돈도 없고, 하면 뭐 하겠어? 공부 잘 한다고 잘 사나? 뭐, 수백수천수만 가지 이유가 따라온다.

2. 함축

말을 하거나 들을 때는 말의 이면, 말의 배후를 봐야 한다.
"아~, 저 사람이 지금 이런저런 생각으로 저렇게 말하고 있구나."
생각을 읽는 단계다.

생각을 읽으면, 마음을 들여다 봐야 한다.
"으~응, 공부하기 싫다는 얘기구나."
"으~응, 돈 꿔주기 싫다는 얘기구나."
"그래그래, 나랑 친하게 지내고 싶다는 거구나."
마음은 단순하다. 복잡하지 않다.

3. 진정한 함축

내가 내 마음을 정확히 들여다 보지 않으면, 내 생각이 나를 배신한다.
정치가 어떻고, 사회 정의가 어떻고, 복지가 어떻고....내가 지금 뭔가 해야겠고, 하지 않으면 안 되겠고, 이는 역사적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며, 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당연히 해야 하는 의무를 방기하는 것이고, 기타등등 기타등등 기타등등...... 생각은 바쁘게 움직인다.

마음은?
이 자식, 이제 슬슬 봄도 다가오는데, 할 일이 많아서, 지금 일하기 싫으니까 괜히 이 생각, 저 생각 핑계거리 찾고 있구만!
뭐, 이런 게 정답이다.
단순하다.

마음을 지긋하게 잘 들여다 보지 않고, 허깨비같이 널을 뛰는 "생각"을 따라가다보면,
마음을 놓치면,
내가 나를 속이고, 기만하여, 헛 삶을 살기 딱 좋다.

4. 경전의 근거

금강경에는 이렇게 써 놓으셨다.

일체유위법 一切有爲法 ..... .......모든 것은
여몽환포영 如夢幻泡影 ...... ......꿈같고, 허깨비같고, 물거품같고, 그림자 같은 것
여로역여전 如露亦如電 .............이슬같고, 번갯불 같은 것
응작여시관 應作如是觀 .............마땅히 이와같이 바르게 봐야 한다.

(한자 맞게 골랐는는지 모르겠다. 틀릴 수 있음)

마음이란 놈은 번쩍번쩍 널을 뛰는 꿈같고, 허깨비같고, 번갯불 같은 것이라네.
파도 치면 일어났다, 뽀글뽀글 일어났다 이내 사라지는 물거품처럼,
아침에 잠시 내렸다 이내 사라지는 이슬방울처럼,
밟아도 밟히지 않고 만져도 만져지지 않는 헛그림자처럼

있어도 있는 것이 아니고, 없어도 없는 것이 아닌 묘한 놈일세.
늘 있지만 진짜 있나? 들여다 보면 아무것도 없고,
없는가? 들여다 보면 끊임없이 있다네.

믿을 바 없이 떠도는 놈이란 걸 명심할 일일세.
그놈 따라가면 망하니, 잘 살피고 살펴서, 놓치지 말고, 행복하게 사소.

5. 적용 사례

타심통他心通...타인의 마음을 내 마음 들여다 보듯이, 손바닥 들여다 보듯히 훤히 아는 신기한 능력.
이거 별거 아니다.
엄마들이 애들 하는 짓 보면, 속이 빤~~~~~이, 훤~~~~~히 들여다 보인다.
이게 타심통이다.

내가 어른의 관점을 획득하면, 내게 와서 이러쿵저러쿵 하는 소리, 애들이 하는 어리광처럼, 속이 다 보이는 것이다.
아무리 복잡하게 얽어짜고, 정교하게 기교를 부리고, 이소리저소리 다 해봐야
그 단순하고 선명한 마음은, 가릴 길이 없다.
다 들여다 보인다.

마음을 읽어버리면 소리는 아무 것도 아니다.
우리 보살님 중 한 분은 남편의 "말"과 대화하는 게 아니고 "마음"과 대화한다.
소위 "소리 아닌 소리"를 듣는, 도통한 아줌마.
이런 식이다.

남편 : 니는 와 이리 몬 생겼노?
아내 : 아이구 고맙습니다. 제가 전생에 지은 복이 많은가 봅니다. 거사님같은 분 만나서 저도 행복하게 잘 살고 있습니다.

(아내가 읽은 남편 마음 : 내 옆에 늘 있어줘서 고맙다.)
++

남편 : 가긴 어딜 또 간다고 그래? 가지마! 갈거면 오지도마!
아내 : 예, 고맙습니다. 조심해서 잘 다녀오께요.

(아내가 읽은 남편 마음 : 얼른 조심해서 잘 다녀 오거라)
++

남편 : 조신하게 좀 해라카이, 선머슴아처럼 그기 뭐꼬? 
아내 : 예, 고맙습니다. 더 열심히 할께요.

(아내가 읽은 남편 마음: 활발하게 활동하는 것 보니까 보기 좋다)
++

내 마음을 투명하게 보고
타인의 마음을 투명하게 보면
그 어떤 조건, 그 어떤 상황에서도
늘 행복하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