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다

붓다여, 여성에 대한 편견이 아닌가?

아하 2012. 4. 8. 13:19

조선땅에 기독교가 쉽게 받아들여질 수 있었던 큰 이유 중 하나는

만민평등이다.

 

남녀노소 직업여부 주소여부에 관계없이 모두가 하나님 앞에 평등하다는 썰은

조선 말기, 세도정치로 몇몇 노론 년놈들이 다 해처먹던 고단한 나라,

썩어 문드러져가는 민중들 가슴팍 속으로, 가뭄에 단비처럼 평등이 스며들었다.

 

귀천과 반상, 상하의 법도라는 이데올로기로 무장한 지배세력에게

예수님은 울트라 그레이트 메가톤급 빅 엿을 선물하신 것이다.

 

종놈이나 상놈들에게

이것이야말로 천지개벽이 아니었겠는가. 

세상에 다른 무엇이 있어서, 그것을 해방이라하고 개벽이라 하겠는가?

 

동학농민혁명의 기반도 마찬가지였다.

붓다의 썰역시 그러하다.

 

인도는 정(淨)과 부정(不淨)의 이데올로기가 강하다.

소위 "부정탄다"의 부정이다.

 

이를테면 그들에게 똥은 더러운 것이 아니고 부정한 것이다.

최고로 부정한 것이다.

불가촉천민조차도 만지기를 거부하는 부정 그 자체다.

바로 그래서, 똥을 퇴비화하는 작업은 인도에서는 불가능하다.

 

그 부정한 무리 속에 여성도 들어 있었다고 한다. 지금도 들어있고....

 

그래서 붓다의 무리가 기원전 500여년 경에 여성의 출가를 받아들인 사건은,

민간인 99명을 무참하게 묻지마 살해한 희대의 연쇄 살인마 앙굴리말라의 출가 사건 보다

더 크게 사회를 뒤흔든 일대 사건이었다.

 

아니 세상에, 여자가 무슨 출가야?

여성을 인간으로 인정한 것 아니야?

이게 무슨 말이 되는 소리야?

그런 말도 안 되는 터무니 없는 짓을 벌이는 집단이 세상에 나타났다는 것 아닌가?

종말이 임박한 말세에나 일어남직한 끔찍한 일이, 일어나고야 말았구나!!

말세로다, 말세로다.

 

비단 당시의 지식인 그룹이나 지배그룹뿐만 아니라

일반 서민들역시 그 사건을 이렇게 받아들였을 것이다.

 

붓다가 여성 출가를 두 번이나 거부하고,

당대 인도에서 가장 개방적이고 발랄하며 진보적이었던 새롭게 부상하는 신흥 도시 국가  라자그라하까지 가서야

여성의 출가를 받아들였고,

여덟 가지나 되는 (지금 보기에는 완전 여성 비하스러운) 까다로운 조건을 걸었다.

 

그리고 세상의 모든 비난을 담담하게 섭수하셨다.

그냥 꿀꺽 받아 먹어버렸다는 얘기다.

너거덜이 욕을 하든, 돌을 던지든, 무슨 짓을 하든, 그냥 내 맘대로 할 거다!!!!!!!

 

이렇게 어렵게 이룩한 여성 출가는 그러나,

후대로 가면서 버틸 수가 없었다.

도무지 말도 안 되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성은 출가할 수 있는 자격을 잃었다.

그래서, 현대 불교 교단에 비구니 스님이 있는 나라는, 오직 대한민국뿐이다.

아주 열악한 지위이긴 하나, 그나마라도 근근이 유지되고 있는 데는 딱 우리나라 하나다.

 

++

 

법(法)이라 표현되는

붓다의 말씀은 진리이나, 붓다의 말씀이라서 진리인 것이 아니고

진리이기 때문에 진리다.

 

돌아가실 때  그렇게 말했다.

 

붓다 살아 생전에 아무 기록해 놓은 것이 없었기 때문에,

나는 붓다한테 이러저러하게 들었다고 누군가 주장하면

이에 대해 승단은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는가가 당장 문제가 된다.

 

안그래?

그렇지.

 

이때, 승단에서는 서로 들어 알고 있는 붓다의 말씀에 비추어

어떤 자의 주장을 검토한다.

그래서 맞으면, 인정하고

안 맞으면, 불인정!

 

붓다 가르침의 전통은 이러한 것이다.

도그마가 아니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일종의 집단지성이다.

 

++

 

지금 읽고 있는 앙굿따라니까야는 부처님 말씀을 모은 초기 경전에 속하기는 하나,

아주 초기는 아니고

초기의 후반기, 즉 중반기로 넘어갈락말락하는 그 지점에 위치하는 경이다.

 

권력을 장악한 땡중들의 입김이 들어가는 것이다.

그러니, 경을 읽으면서, 나도, 붓다의 유훈에 따라,

 

그 동안 붓다께 얻어들은 모든 지혜를 다 동원하면서 읽어야 한다.

이거이, 붓다의 말씀에 비추어,

붓다의 말씀이라고 볼 수 있겠는가?

 

그런가? 아닌가?

ㅎㅎㅎㅎ.....

 

여기 내가 보기에 상당한 편견이 스며 있는 것으로 보이는 문제의 구절이 있다.

 

++

 

3:127 

아누룻다의 경①


1.

한 때 세존께서는 싸밧티 시에 계셨다.

 

한 때 존자 아누룻다는 세존께서 계신 곳으로 찾아왔다.

가까이 다가와서 세존께 인사를 드리고 한쪽에 물러나 앉았다.

한 쪽으로 물러나 앉은 존자 아누룻다는 세존께 이와 같이 말했다.


2. [아누룻다]

"세존이시여, 저는 세상에서 청정하여 인간을 뛰어넘는 하늘눈으로

대부분의 여인이 몸이 파괴되어 죽은 뒤에

괴로운 곳, 나쁜 곳, 지옥에 태어나는 것을 봅니다.


세존이시여, 어떠한 것을 갖춘 여인이 몸이 파괴되어 죽은 뒤에

괴로운 곳, 나쁜 곳, 지옥에 태어납니까?"

 

사진출처 : http://cafe.daum.net/buddhason/FHhi/53?docid=1CYug|FHhi|53|20090311111610&srchid=IIMruzF120#Apcp_download.php?fhandle=Mzg1V29AZnM2LnBsYW5ldC5kYXVtLm5ldDovMjkzMTI2My8wLzIwLmdpZi50aHVtYg==&filename=20.gif&srchid=IIMruzF120


3. [세존]

"아누룻다여, 이와 같은 세 가지 원리를 갖춘 여인이

몸이 파괴되어 죽은 뒤에 괴로운 곳, 나쁜 곳, 지옥에 태어난다.


세 가지란 무엇인가?

아누룻다여, 세상에 여인이


아침에 인색의 때에 묶인 마음으로 집에서 지내고

점심에는 질투에 묶인 마음으로 집에서 지내고,

저녁 무렵 감각적 쾌락의 욕망에 묶인 마음으로 집에서 지낸다.


아누룻다여, 이와 같은 세 가지 원리를 갖춘 여인이

몸이 파괴되어 죽은 뒤에 괴로운 곳, 나쁜 곳, 지옥에 태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