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다

소 귀에 경 읽기, 두울. 이게 웬 호들갑?

아하 2012. 1. 24. 17:23

2. 이게 웬 호들갑일까?.

자~, 각설하고 직접 아난의 목소리를 좀 들어 봅시다. 앙굿따라니까야 2권 16품입니다.

한 때 어떤 바라문이 세존께서 계신 곳으로 찾아왔다. 다가와서 세존과 함께 인사를 나누고 안부를 주고받은 뒤에 한쪽에 물러나 앉았다. 한 쪽으로 물러나 앉은 그 바라문은 세존께 이와 같이 말했다.


[바라문] “존자 고따마여, 어떠한 원인 어떠한 조건으로 세상에 어떤 뭇삶들이 몸이 파괴되고 죽은 뒤에 괴로운 곳, 나쁜 곳, 타락한 곳, 지옥에 태어납니까?”

[세존] “바라문이여, 정의롭지 못한 행위를 하고 바르지 못한 행위를 하는 까닭에 세상에 어떤 뭇삶들은 몸이 파괴되고 죽은 뒤에 괴로운 곳, 나쁜 곳, 타락한 곳, 지옥에 태어납니다.”

[바라문] “존자 고따마여, 어떠한 원인 어떠한 조건으로 세상에 어떤 뭇삶들이 몸이 파괴되고 죽은 뒤에 좋은 곳, 하늘나라에 태어납니까?”

[세존] “바라문이여, 정의로운 행위를 하고 바른 행위를 하는 까닭에 세상에 어떤 뭇삶들은 몸이 파괴되고 죽은 뒤에 좋은 곳, 하늘나라에 태어납니다.”

[바라문]“존자 고따마여, 훌륭하십니다. 존자 고따마여, 훌륭하십니다. 존자 고따마여, 넘어진 것을 일으켜 세우듯, 가려진 것을 열어 보이듯, 어리석은 자에게 길을 가리켜 주듯, 눈 있는 자는 형상을 보라고 어둠 속에 등불을 가져오듯, 존자 고따마께서는 이와 같이 여러 가지 방법으로 진리를 밝혀주셨습니다. 그러므로 이제 존자 고따마께 귀의합니다. 또한 그 가르침에 귀의합니다. 또한 그 수행승의 참모임에 귀의합니다. 존자 고따마께서는 저를 재가신도로 받아 주십시오. 오늘부터 목숨이 다하도록 귀의하겠습니다.”

솔직히 좀 웃기지 않습니까?

뭐 당연한 소리 몇 마디 한 것 가지고 저리 열렬한 반응을 한단 말입니까? 웃기죠?

왜 그럴까?

왜 그럴까?

왜 그럴까?

바라문은 왜 저리도 열렬한 오바를 하는 것일까?

곰곰 생각합니다. 아, 그러다가, 아, 그렇구나, 무릎을 칩니다.

저 바라문의 세계관이다!!!!!!!

유레카!

저 바라문은 태어나서 한 번도 이런 말을 들어본 적이 없었던 겁니다.

사람이 죽은 뒤에 천상에 태어나는 이유, 사람이 죽은 뒤에 지옥에 태어나는 이유가 따로 있었겠지요. 뭐였을까요? 피....였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종자가 따로 있어서, 이 종자는 원래 씨앗이 좋기 때문에 천상에 태어나고, 이 종자는 원래 씨앗이 안 좋아 지옥에 태어난다. 뭐 이런 거 아니었을까 싶어요. 노비가 따로 있고 양반이 따로 있었듯이. 도무지 벗을 수 없는 어떤 굴레가 있다고 생각했겠죠.

오랜 동안 마음 속에 품고 있던 삶의 의문이 탁 터져버린 겁니다.

번쩍하고 빛나는 황홀한 순간입니다.

그것은 지극히 단순하고 쉽고 상식적이고 절대 깨질 수 없는 것이어서,

이제 목에 칼이 들어와도 바꿀 수 없는, 바뀌지 않는 절대적인 가치가 됩니다.